대북 추가 제재, 전략자산 배치, 연합훈련 강화 등 예상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북한이 새해부터  연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여러 수단이 있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새로운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추가 제재와 전략자산 전개, 미한 연합훈련 강화 등을 예상했다. 

북한은 지난 5일을 시작으로 17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미사일 실험을 감행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북한이 연일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자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은 북한에 대한 다양한 선택지를 거론하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북한의 올해 두 번째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은 무기고에 ‘도구’가 여러 개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등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묻기 위해 이러한 도구를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날 재무부와 국무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올해 첫 대북제재를 단행했고, 블링컨 장관은 관련 성명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 북한의 계속된 무기개발 반대...새로운 조치 취할 준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가 ‘여러 수단’을 강조한 것은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실험을 막을 구체적 행동에 나서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이런 움직임은 “대화에 관심이 있다고 북한을 안심시키며 언제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는 조율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는 앞서의 ‘수사적 수단’이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따라서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실험에 맞서서 제재를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등 앞서 취하지 않았던 특정한 조치들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도 미국 당국자들이 ‘여러 수단’을 언급하고 나선 데 대해 “미국이 북한에 책임을 물릴 조치를 취하는 가운데 북한의 계속된 실험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신호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바이든 정부가 ‘여러 수단’ 이라는 새로운 표현을 통해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이런 종류의 실험을 계속할 수 있는 ‘백지 수표’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북한에 알리려는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 때에는 수년간 이런 실험이 용인됐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점을 알리려 한다”고 말했다.

◇ “추가 제재, 한반도 주변 전략 자산 배치, 미한 연합훈련 강화 예상”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미국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명백히 미북간 수사적 온도는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은 동맹과 파트너들과 대화하면서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해 어떤 조치가 더 가능한 지 알아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추가 대북 제재를 예상한다”며 “앞으로 긴장이 계속 고조되면 미국은 (한반도 주변으로의) 새로운 군사 자산 배치와 군사적 기제를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미국의 향후 선택지로 제재와 한국과의 국방 협력을 꼽았다.

아인혼 전 특보는 “미한 정상회담을 비롯해 여러 계기를 통해 바이든 정부는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외교’를 가장 선호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지만 제재 등 다른 선택지들도 항상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과의 강력한 공동 방어와 억지력을 통해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며, “특히 지난 12월 미한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과 한국 당국자들은 북한이 계속해서 핵과 미사일 능력을 증진시키고 협상을 거부하면 동맹의 단호하고 단합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미한 연합훈련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맥스웰 연구원은 “무엇보다 가장 높은 수준의 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훈련의) 연기, 취소, 축소를 지시한 이후 4년 간의 조치들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준비태세와 억지력의 강력한 근간을 유지하고 미한 연합군이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말했다.

◇ “바이든 정부, 대북 군사 공격 가능성 낮아”

맥스웰 연구원은 다만 미국이 자국과 동맹들을 방어하기 위한 군사력을 유지할 필요는 있지만 “(북한의 무기) 실험에 대응해 군사적 행동을 취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도 바이든 정부가 대북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북한이 이미 거의 완성한 것과 마찬가지인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어하기 위해 바이든 정부가 대북 군사적 공격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 준비 단계에서 무력화 시키는 ‘발사 왼편’(left of launch) 전략도 가능성이 낮다고 아인혼 전 특보는 말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여러 미국 행정부들이 북한 미사일 실험을 요격하는 다양한 미사일 방어 능력을 논의했지만 여러 이유 때문에 그런 제안들이 거부 됐다”며 “북한의 실험용 미사일이 발사대에 있을 때 타격하는 ‘동적인 발사 왼편 전략’과 같은 선제 공격에 미국이 관여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 문제에 있어 ‘새로운 수단’이란 것은 없다”며 “과거보다 어떻게 다르게, 더 강력하게 이행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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