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은 700km·1000km, KN-23은 430km, KN-24는 380km
평택 미군기지나 계룡대 사정권에 들어…회피기동 등도 시험

북한이 올 들어 네 차례 시험발사한 무기들의 사거리가 한반도 전역을 날아갈 수 있는 범위로 파악되면서 '기습 공격 능력'을 과시하는 묵언의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18일 제기된다.

북한이 지난 5일과 11일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은 각각 700km와 1000km를 날아갔으며 14일 열차에서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는 430km, 17일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는 380km를 비행했다.

이처럼 북한은 1월에만 총 네 차례 시험발사를 진행하면서도 한미를 겨냥한 별다른 메시지는 내지 않았지만 미사일들의 사거리가 함의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KN-23과 KN-24의 경우 평택 미군기지나 우리 육해공군의 합동기지인 계룡대 상정한 사거리로 분석된다.

북한이 14일 미사일 발사 장소였던 평안남도 의주 일대로부터 남쪽으로 430㎞ 거리 이내엔 '캠프 험프리스'(약 410㎞)가, 전날 미사일을 쏜 순안비행장에서 남쪽 380㎞ 내엔 계룡대(약 350㎞)와 군산 미군기지(약 380km)가 있다.

또 이 무기들은 마지막 시험발사 때 보다 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두 미사일 모두 함경북도 화대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을 정확하게 타격했다고 전했다. 알섬은 평안남도 의주로부터 약 430km 거리에, 평양 순안비행장에서는 370~400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KN-23의 사거리는 2019년 시험발사 때만 해도 430~690㎞ 수준으로 탐지됐지만 작년 9월 철도기동미사일연대의 첫 사격훈련 땐 약 800㎞를 날면서 향상된 성능을 보였다.  

특히 KN-23과 KN-24는 하강 단계에서 특정고도 이하에 이르면 풀업기동(하강 중 재상승)하며 날아갈 수 있는데, 이는 탄착지점을 예측하기 어렵게 해 대공미사일로 요격하기가 힘들다는 평가다.

전날 발사된 KN-24의 고도도 약 42km로 파악됐는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최저 요격고도(50㎞)보다 낮아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북한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미사일은 고도 40~100㎞에서 탄두부가 로켓엔진 추진체와 분리돼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극초음속 활공체(HGV) 탑재형 미사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분리된 HGV가 변칙기동을 하며 마하 5(초속 약 1.7km) 이상의 속도로 목표를 향해 비행한다는 점에서 요격을 더욱 어렵게 한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11일 참관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의 경우 속도가 마하 10(초속 약 3.4㎞)까지 탐지됐다.  

극초음속미사일은 올해 두 번의 발사에서도 사거리와 속도에서 차이가 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지난 5일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의 사거리가 700km라고 밝혔다. 우리 군이 파악한 최대속도는 마하6정도였다. 

군은 종합적 분석 결과 이 미사일이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성능이라고 밝혔으나 북한은 이어진 11일 발사에서 앞선 발사와는 판이하게 다른 미사일의 성능을 과시했다.

11일 발사된 미사일은 5일 발사된 것과 같은 기종으로 분석되지만, 사거리는 1000km 안팎, 최대속도는 마하10까지 기록됐다. 이는 북한의 주요 미사일 기지 어느곳에서 발사해도 사실상 한반도 전역이 최대 사거리에 포함되는 것이기도 하다. 

극초음속미사일이 사전 탐지는 물론 요격이 힘든 점이 최대의 강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다른 미사일에 비해 더 큰 위협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북한은 이번 극초음속미사일이 상하는 물론 좌우로도 변칙기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은 북한이 세운 국방력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 중 가장 중요한 부문으로 꼽힌다. 김 총비서는 직접 현장을 참관해 '대성공'을 선언하며 국방과학원 인사들을 직접 축하해주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북한이 최근 네 번의 발사를 통해 남한을 직접 겨냥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김 총비서의 현장 참관이나 북한의 시험발사 보도에서 직접적인 대남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북한이 다양한 기종의 미사일로 다양한 방식의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을 한껏 과시하기 위해 일련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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