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 주민들의 외화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강력한 통제로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도 다시 들먹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 소식통이 “국경봉쇄의 장기화로 국돈(북한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며 “물건 가격이 대폭 치솟으며 국돈의 가치가 하락하자 시장 상인들은 장사로 번 돈을 그날그날 달러나 위안으로 바꿔 보관한다”라고 17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중기(가전제품)장사, 공업품 장사 등 비교적 큰돈이 오가는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하루 장사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바삐 움직인다”면서 “이들은 안전원이나 비사그루빠(비사회주의 단속 그룹)의 단속을 피해 이미 연계하고 있는 돈 장사꾼을 만나 그날 번 돈을 외화로 바꾸는 작업까지 마쳐야 하루 일이 끝난 것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서 “최근 몇 년간 당국의 통제로 외화와 국돈 환율이 고착되고 불법 환전행위와 외화사용에 대한 당국의 통제가 심해지면서 외화 선호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며 “그런데 요즘 2009년 화폐개혁 때처럼 주민들의 외화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또 “당국은 여전히 외화를 비법적으로 바꿔주는 돈장사(환전) 행위를 강하게 단속하고 있지만 돈장사도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인 만큼 굶어 죽지 않으려고 은밀하게 돈장사를 계속 하는 그들을 당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요즘 돈장사꾼들은 영화에 나오는 첩보원들이 하듯이 비밀스럽게 만나 환전을 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소식통은 요즘 들어 외화 선호도가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국돈의 가치가 나날이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국경봉쇄가 풀려 중국과의 무역이 활발해지면 외화 수요가 크게 늘기 때문에 외화의 가치가 오를 것은 분명하므로 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 상책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7일 “당국의 통제로 한동안 외화 사용이 뜸해졌는데 최근 다시 늘고 있다”며 “중국과 인접한 혜산에서는 위안화가 많이 통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식료품과 (중국산)공업제품의 가격이 몇 배로 비싸지면서 물건을 달러나 위안화를 받고 판매하는 상인들이 늘고 있다”며 “시장 상인들에게 상품을 공급하는 도매 상인들 자체가 아예 국돈을 받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시장 상인들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위안화를 선호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가치가 떨어지는 국돈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예를 들어 솜옷 한 벌 사려면 최소 국돈 40만원은 있어야 되는데 40만원은 5천원짜리 지폐 80장으로 부피도 크지만 100달러 지폐는 1장, 100위안짜리 지폐는 7장이면 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자국 화폐를 기피하고 외화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 가는 경제적으로 중국에 완전히 예속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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