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극초음속미사일에 '발끈'…전략적 인내 회귀 비판·중간선거 의식

대북정책에 있어 '전략적 인내 버전2'라는 비판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강경모드로 전환했다. 북한의 자칭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를 기점으로 북측의 대화 호응만은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이 섰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먼저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들어 대북 독자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북한 국적자 6명과 러시아 국적자, 기업을 제재 명단에 추가한 것이다.

동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무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5일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에 대응,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주도했다. 11일 북한의 올해 들어 두 번째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이후에는 유엔 안보리 차원의 제재 명단에 북한 국적자를 추가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 인사들의 대북 발언 수위도 높아진 점을 주목할 만하다. 특히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MSNBC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최근 일련의 무력시위와 관련해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발언을 내놓기 하루 전에는 성명을 통해 북한의 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처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며 해석에 따라서는 대화·외교적 관여뿐만 아니라 '무력 대응'의 여지를 열어두는 발언을 내놨다.

이와 함께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같은 날 "우리 '무기고'(arsenal)에도 많은 도구가 있다"며 사실상 외교가에서 잘 쓰지 않는 강경한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의 여러 가지 반응 중 블링컨 장관의 '관심 끌기용' 발언은 북한이 결코 좌시하거나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표현"이라며 "미국도 이를 알고 있을 텐데 이번에 톤을 높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대응의 수위를 높인 배경으로 외교가에서는 극초음속미사일의 위험성에 주목한다. 그간 북한의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시험유예)이 유지되는 수준에서 한반도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췄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극초음속미사일이 마하10 속도로 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빠른 속도와 초저공비행과 궤도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국의 기존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탐지·요격이 어렵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부에서는 '게임체인저'로 부르기도 하는데 바이든 행정부가 북측의 미사일 기술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전략적 인내 회귀' 비판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략적 인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의 대북 정책으로 전면전으로 가지 않으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등을 필두로 북한을 옥죄며 '붕괴'를 기다리겠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고도화에 시간을 벌어줬다는 비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이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 때 활약했던 인사들이 외교·안보 라인에 대거 포진한 바이든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 회귀 지적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로 국제적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장담할 수 없다는 상황을 감안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북 사안과 더 나아가 중국 견제에 있어 대응 수위를 높이며 리더십 회복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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