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해 들어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앞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예고한 대로 무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또한 미국에 제재 완화 등 양보를 압박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14일 VOA에 “북한의 (미사일) 시험 속도가 빠른 이유는 분명히 새로운 시스템과 작전을 시험하려는 군사적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국장은 북한이 최근 급격한 군 현대화 과정에서 개발한 최첨단 무기들을 시험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 핵무기, 이제는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일반적으로 미국, 러시아, 중국과 연계되는 첨단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북한이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며 “군 현대화를 유지하기 위해 북한은 무기 시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지난해 당대회에서 천명한 바 그대로 핵무기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발전 5대 과업에는 극초음속 미사일 도입,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천km 사정권안의 타격 명중률 제고, 수중과 지상 고체발동기 ICBM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이 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또 “북한이 트럼프 정부 당시 미사일 발사를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가 ‘통상적인 것’이라는 인식을 심으려 했다고 지적했다.

◇ 미국 압박… “제재 완화 등 양보안 원해”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편 북한이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미국 정부를 압박하려 한다고 말했다. “새롭고 위험하며 위협적인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이 일부 양보를 하기 전까지는 이를 이어갈 것”이라는게 미국에 대한 메시지라는 것이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속도를 높여가면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얼마나 빨리 도발 수위를 높일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도 북한이 연이은 미사일 도발을 통해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고 분석했다.

고스 국장은 북한 입장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거듭 제안한 대화가 관여가 아니라 ‘대화를 위한 대화’”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비핵화 약속을 한 뒤에 제재 완화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제재 완화를 논의해야 한다는 커다란 전제 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바이든 정부 “단호한 대응”… 중∙러 ‘훼방꾼’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금지선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만 금지했던 트럼프 정부와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가 공표한 대북 정책은 “ 실용적 외교와 강한 억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전면 이행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김정은은 바이든 정부의 행동을 금지선의 기준이 훨씬 엄격해진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이어 2017년 ‘화염과 분노’ 시절과 같은 미∙북 대치는 예상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앞으로 한반도 주변의 억지력을 강화하고 미한 연합훈련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도 앞으로 미∙북 긴장이 높아지면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새로운 군 자산을 배치하고 미한 연합훈련을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스 국장은 “중국과 러시아 모두 현재 미국과 각자 문제가 있고, 따라서 미국을 도와줄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입지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반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스 국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온건한 비난만 할 것이며, 강력한 대북 제재는 전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 미사일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가운데, 카지아니스 국장은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는 북한이 도발을 자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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