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10주기 추모행사 참석… 14번째 호명 정치국후보위원 앞서
연말 전원회의서 공식화 예상…내년 대외 사업 기조 변화 시사

김여정 국무위원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인 17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열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했다.(사진=YTN 캡처)
김여정 국무위원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인 17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열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했다.(사진=YTN 캡처)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당의 최고 결정기구인 정치국에 재입성했을 가능성이 18일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7일 김정일 10주기 중앙추모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부부장이 공식 석상에 나타난 것은 지난 7월 27일 전국 노병대회 참석 이후 66일 만의 일이다.

노동신문은 18일 “김정은 동지께서 17일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으셨다”고 보도했다. 최룡해 조용원 김덕훈 박정천 등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동행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행사의 도열 위치와 호명 순서 등으로 볼 때 김 부부장의 서열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 금수산 태양궁전 광장에서 진행된 중앙추모대회 사진에서 김 부부장은 오른쪽 다섯 번째에 도열했고 노동신문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 중 김 부부장을 정치국 위원인 리일환, 정상학, 오수용, 태형철, 김재룡, 오일정, 김영철, 정경택 다음인 14번째로 호명했다.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성남과 허철만 앞에 호명된 것인데, 그가 정치국 위원 혹은 후보위원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은 호명 순서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부부장이 정치국 위원이면서 선전선동부 부장이거나, 후보 위원이면서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부부장에 대해선 사실상 북한 내 2인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지만 그간 공식 서열은 들쑥날쑥 변화를 보였다. 김 부부장은 지난해까지 당 제1부부당, 정치국 후보위원을 겸직하고 있었다. 지난 1월 당 대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당 중앙위 위원으로 돌연 강등된 데 이어 당 직책도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줄곧 대남(對南), 대미(對美) 메시지를 총괄했고 9월에는 장관급인 국무위원으로 승진했다.

백두혈통이자 대외 총괄인 김 부부장의 직함이나 직급이 그의 정치적 위상과 무관하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낮아졌던 그의 공식 직함이 다시 높아진 것은 대외 사업 관련 북한의 기조 변화와도 연관된 것이라 주목된다.

그는 북한이 이중기준 철회와 '대북 적대시 철회'를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는데, 북한이 '당 대 당' 교류를 하는 사회주의 국가 외에 외교에 있어서는 국무위원회 명의로 임한다는 점에서 대외 사안 관련 기조 변화의 한 근거로 분석됐다.

이 같은 동향에 이어 66일 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한 김 부부장의 위상 변화 동향이 추가로 포착됨에 따라 북한이 향후 어떤 기조로 외교에 나설지 여부가 주목된다.

외교가에서는 “남북, 북-미 대화가 재개된다면 김 부부장이 장관급 지위로 한국의 통일부 장관이나 미국의 국무장관과 협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면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 중 가장 높은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이다. 노동당 정치국은 북한 최고 의사 결정 기관으로 북한 지도 체제의 핵심이다.

다만 북한은 김 부부장이 정치국 위원이나 후보 위원에 선출됐다고 공식 보도하지 않았다. 17일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사진에서는 김 부부장이 기존 서열과 비슷한 자리인 다섯째 줄 맨 왼쪽에 위치해 공식 서열 상승이라고 보기에는 성급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개최되는 당 중앙위 8기 4차 전원회의에서 김 부부장의 지위가 공식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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