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임기 말 종전선언 속도, 결실은?…북미관계가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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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임기 말 종전선언 속도, 결실은?…북미관계가 최대 변수
  • 백민일 기자
  • 승인 2021.10.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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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드라이브 거는 정부, 靑도 대미 설득전
임기 막바지·평행선 달리는 북미 입장차가 '난항'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왼쪽)와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왼쪽)와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전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청와대가 직접 나서 대미 설득전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밝힌 '종전선언'의 진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측 인사들과 만나 종전선언을 포함해 남북 및 북미 관계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 겸 6자회담 수석대표와 한-러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종전선언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제76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기를 제안한다"고 연설했다.

앞서 문대통령은 2018년 4월 27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간에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연내 종전선언 추진을 합의했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과 북은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바 있다.

종전선언은 전쟁 당사국이 전쟁상태가 완전히 종료됐음을 확인하는 공동의 의사 표명으로 기존의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으로 넘어간다는 의미다. 

종전선언은 북한도 바라는 바이고 당사국인 중국도 긍정적 입장이어서 최종 성사 여부는 미국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종전선언에 동의하는 태도를 보여왔으나 '속내'는 다르다는 것이 국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이 겉으론 한반도평화와 종전선언에 찬성하는 듯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는 그들의 국익과 동북아질서의 변화를 원치 않기 때문에 한반도 분단 상황과 남북 대치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통합연구소 장민종 부소장은 "미국이 종전선언을 수용한다면 그 전제로 북한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으려하기 때문에 종전선언은 미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종전선언이 실현되기가 쉽지 않고, 궁극적인 '키(key)'는 미국에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서훈 실장은 설리번 안보보좌관 등과 회담 뒤 특파원들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평화, 안정 문제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면서 종전선언과 관련한 우리 측의 구상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역시 한반도 평화 진전에 큰 관심과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종전선언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는 점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종전선언을 군사분야 등의 급격한 변동 없이 비핵화 협상 등을 촉진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조치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종전선언을 재차 제안한 뒤 '종전선언은 3자 또는 4자에 의해 추진된다'고 합의한 지난 2007년 10·4 공동선언을 상기하며 "그때부터 이미 미국도 중국도 동의가 있어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 정부가 재점화된 종전선언의 '불씨'를 살려 나가기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북한과 미국이 종전선언에 열려있는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기본적으론 상대가 먼저 태도를 바꿔야 한다며 사실상 평행선을 달리기 때문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담화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모든 조건이 이런 논의를 하는데 만족되는 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종전 선언을 이루려면 서로에 대한 존중이 우선이기에 '지독한 적대시 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하라는 요구였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이틀 전 열린 당 창건 76주년 계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기념연설을 통해 한미의 태도변화에 대한 압박을 한층 더 높였다. 그는 특히 미국을 향해 "미국은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 "미국 때문에 정세 불안은 쉽게 해소될 수 없다"며 정세 긴장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종전선언 추진과 관련한 직접적인 메시지 없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도 없다' '외교적 관여' 등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서 실장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적대시정책이 없다'는 미측 진정성을 재확인하고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북한과 만나서 협상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진정성을 재확인했다'라는 점은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가 하나도 없다는 북측의 불만에 화답한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아직 미국의 반응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종전선언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가 나온 적은 없지 않냐고도 언급했다.

동시에 이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이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 이를 논의하기엔 이른 상황이며 회담을 위한 회담, 이벤트성 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입장에선 남은 임기 동안 어떻게 남북관계나 한반도 비핵화 상황을 안정화시켜서 다음 정부에 넘겨주느냐, 그것을 지금 가장 큰 하나의 목표라고 생각한다"면서 무리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꼭 필요한 사안들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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