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수석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배경
40여년 만에 탄도중량·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우주강국 전기 마련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주저 없이 문재인 대통령의 미사일 주권 확보를 위한 결단과 강인한 노력을 꼽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게재한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27번째 글에서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에 이르기까지 과정과 의미를 설명하며 이같이 전했다.

박 수석은 "청와대 첫 대변인으로 재직하던 2017년과 2018년 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기로 국정은 초긴장의 연속이었고 국민 불안도 최고조의 시기였다"며 "3~4차례의 (미국과) 정상 통화를 통해 문 대통령은 탄두 중량 500㎏에 채워져 있던 족쇄를 차분하게 그러나 굳건하게 풀어나갔다"고 회고했다.

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세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2017 개정 미사일지침'(3차 개정)을 채택했다. 이 개정으로 우리는 1톤이 넘는 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게 됐다.

한미 미사일지침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1979년 9월 노재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존 위컴 주한미군사령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국으로부터 탄도미사일 개발 기술을 이전받는 대신 우리 군 미사일 성능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탄두 중량 500㎏ 제한은 최초 지침에서 규정한 이후 40여 년간 변함이 없었다. 이후 현 정부에 들어 문 대통령은 여러 차례 한미 정상 통화에서 탄두 중량을 2배, 4배, 8배로 차츰 요구하다 무제한까지 합의해낸 것이다.

박 수석은 2017년 탄두 중량 제한 폐지 이후, 우주 발사체에 필수적인 고체연료 개발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미국과의 협상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정부는 작년 7월28일 고체연료 사용 제한까지 완전히 해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박 수석은 "모든 관련 부처와 청와대까지 온 힘을 합치고 똘똘 뭉쳐 서울과 워싱턴에서 비공개 회동을 포함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였다"며 "협상이 성과를 내기까지는 문 대통령의 정상 차원의 지원사격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탄두 중량 제한과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해제된 후 마지막 남은 과제였던 미사일지침 종료 합의는 지난 5월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이뤄졌다. 박 수석은 이를 두고 "42년 만에 '한국의 미사일 주권을 확보'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미사일지침 종료에 따라 탄도미사일 개발 족쇄가 풀리면서 향후 국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본다.

또한 고체연료형과 하이브리드형 등 다양한 우주 발사체 개발도 가능해지면서 국내 우주산업 역시 급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에 참여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현우 대표는 지난 10월 문 대통령에게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 덕분에 한화는 고체발사체와 액체발사체를 마음 놓고 개발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사의를 표한 적이 있다.

박 수석은 "세계 각국의 위성과 우주탐사선을 우리가 개발한 우주 발사체로 우주로 쏘아 올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날도 곧 오게 될 것"이라며 "한국판 스페이스X가 가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미사일지침 종료와 관련해 "디지털 강국으로 발전하는 중심에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청년들이 있었듯이 미사일지침 종료는 청년들이 우주로 진출하는 꿈을 펼치는 담대한 여정의 시작이다"는 지론을 여러 회의 자리에서 밝힌 바 있다고 박 수석은 전했다.

박 수석은 끝으로 "한국을 방문한 계기에 문 대통령을 예방하는 미국 각료나 관계자들이 이 부분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집념과 용기를 높이 평가할 때마다 그 역사적 순간을 기록하면서 느꼈던 감동과 전율이 되살아난다"고 덧붙였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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