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확대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부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확대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부

 

한미 국방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 한미연합전력의 '작전계획'(작계)를 내년부터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새 작계 작성에 필요한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했다.

SPG는 한반도 유사시 대북 군사작전 시나리오를 담은 한미 작계를 수정하거나 새로 짤 때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침문서다. 향후 한미 양국 군 합동참모본부에서 이번에 확정된 새로운 SPG를 바탕으로 '전략기획지시'(SPD)를 만들고, 다시 이를 근거로 한미연합사령부가 신규 작계를 완성한다.

이번에 SPG 승인은 북한이 전술핵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해 극초음속 미사일 등 능력 고도화에 따른 '맞춤형 작계'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작계 수정 작업이 이뤄지는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현재 한미 양국 군의 주요 작계는 '작계 5015'와 '작계 5027' 등이 있다. 1974년 만들어진 작계 5027은 북한의 남침 시 한미가 이를 막아낸 뒤 반격 격퇴하는 내용의 계획이다.

2015년 수립된 작계 5015는 전면전뿐만 아니라 국지전 등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으로 현재 한미 양국 군은 이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무력충돌 상황을 대비한 각종 훈련을 실시 중이다.

다만 작계 5015는 지난 2010년 제42차 SCM에서 제안된 SPG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이후 10년 넘는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향상돼 온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군 안팎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따른 대응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작계의 수정·보완을 그간 요구해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새로운 작계를 만들기까지 보통 1~2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계 변화 내용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

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전술핵을 새로운 미사일에 탑재 가능하고 그에 따른 위협도가 높아진 만큼, 발사 징후가 포착되면 '첨단 확장 억제' 전력을 동원해 사전 억제·방어에 대한 내용이 들어갈 가능성에 주목한다.

아울러 유사시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하는 상황과 재래식 무기와 전술 핵무기를 동시에 활용하는 상황 등에 대한 실전 대비책이 모두 망라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사용가능한 핵 능력'으로 언급되는 저위력 핵무기 활용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남북한 간의 전면전 발생시 현행 작계에선 지상군 위주로 돼 있는 미군의 증원 병력을 해·공군으로 대체하는 내용도 새 작계에 담길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작계에는 60여만명의 미군 병력을 증원토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군이 전쟁에서 지상군을 활용한 건 20년도 더 됐다"면서 "2003년 이라크 전쟁 때도 지상군은 최소화하고 해·공군 전력을 활용해 종심 타격을 했다"며 현행 작계상의 미군 증원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전략 환경 변화에 따라서 해·공군의 역할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또한 북한의 전술핵을 장착한 회피기동 미사일 대응 등의 개념도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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