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색에도 협력기금 2.1% 증액…탈북민 지원은 입국 감소 반영해 축소

정부가 북한 관련 가짜뉴스 모니터링사업 예산을 처음 반영했고, 남북 교류·협력사업에 사용되는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예산도 올해보다 소폭 늘렸다.

통일부에 따르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2022년도 통일부 예산은 일반회계 2309억원, 남북협력기금 1조2714억원 등 총 1조5023억원이다.

일반회계는 사업비(1674억원), 인건비(528억원), 기본경비(106억원)으로 구성됐다.

사업비 가운데 가짜뉴스 모니터링사업에 2억원이 확정됐다. 정부가 처음 반영한 이 예산은 북한 관련 가짜 뉴스를 모니터링하는 데 사용된다.

그동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망설이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쿠데타설 등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기도 했고, 국내에서 북한에 보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마스크가 대량 생산되고 있다는 가짜뉴스가 생성돼 통일부가 대응에 나선 적도 있다.

이처럼 북한의 폐쇄적인 상황 속에서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에 의탁하는 방식으로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외신 등 방대한 뉴스 가운데 가짜나 왜곡을 어떻게 가려낼지, 보도 내용을 어떻게 확인할지, 모니터링 범위는 어디까지 할지 등 실효성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나 통일 관련 전문기관에 의탁해서 정도가 심한 허위·조작 정보나 왜곡 정보를 모니터링하는 사업"이라면서 "향후 사업 내용을 좀 더 구체화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북협력기금은 기금 운영비를 제외한 사업비 기준 올해 대비 2.1% 증액 편성됐다.

이 기금은 남북 교류·협력사업이 실제 진행될 때 지출되기 때문에 올해와 같이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2020년 기금 집행률은 사업비 기준 3.7%, 올해 집행률은 11월 말 기준 2.2%다.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예산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탈북민 입국 규모가 감소한 점을 고려해 올해 대비 2.7% 감소한 952억원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예산편성의 기준이 되는 탈북민 입국 인원이 올해 1천 명에서 내년 770명으로 감소하면서 정착지원 예산도 감액됐다면서 다만 더 내실 있는 지원을 위해 탈북민 대안학교나 힐링 프로그램 등은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2026년까지 총사업비 445억원을 들여 경기도 고양시에 구축할 예정인 통일정보자료센터는 내년 32억8천만원을 신규 편성했다. 중립국 대북협력포럼(1억2천만원), 메타버스 통일교육(2억원)에도 예산이 반영됐다.

권역별 구축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충남·경기 지역 통일센터 설치에 66억원을 배정했다.

통일·북한 관련 해외 연구자 저변 확대를 위한 '국제통일기반조성'에 37억원, 기존 남북관계발전위원회를 지원할 대북·통일정책 플랫폼 확대에 12억원을 편성했다.

국회 심의에서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 보수 등을 위해 20억원을 증액했다.

또 경제교류협력보험 사업에 57억원, 경제교류협력대출 사업에는 101억원이 증액 편성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향후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많아질 것을 대비한 예비적 지원 성격"이라면서 "내년도의 정세 변화에 대비해 2018년 수준으로 환원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서 예산 규모가 줄어왔지만, 내년 예산부터는 남북관계가 경색되기 전인 2018년과 비슷한 규모로 편성해 관계 변화에 대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년도 신규 사업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 지원(311억원)과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 인프라 정비(64억원) 등이 있다.

통일부는 지자체별로 특성을 살린 다양한 남북 교류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 정부·지자체·민간으로 이어지는 안정적 남북협력기반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공동 번영과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남북협력사업을 뒷받침하고 통일·평화 관련 사회 역량을 결집하며 통일 정책 공감대를 확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의 유효기간을 2028년까지 6년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의결됐다.

남북은 2004년 겨레말큰사전을 편찬하기로 합의한 이후 2015년까지 작업을 진행해왔으나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사업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무연고청소년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통일부 장관이 통일교육에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 협조를 요청할 수 있게 하는 '통일교육 지원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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