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안보라인 접촉 이어 중국과 협력 강화
한미 논의 전하고 종전선언서 中 역할 요청 전망

서훈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양제츠(楊潔篪)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이 8월 22일 회담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서훈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양제츠(楊潔篪)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이 8월 22일 회담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정부가 중국을 통해 종전선언 동력에 다시 힘을 불어넣으려고 한다. 빈번한 한미 외교·안보라인 접촉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진전이 없자 종전선언 당사국이면서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중국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1일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양제츠(楊潔篪)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의 초청으로 2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는 2일 양 위원과의 회담에서 한중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서 실장은 이번 방중에서 그간 한미가 진행해온 종전선언 논의 내용을 전하고 북한을 대화로 끌어들이기 위한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선언은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재차 제안하면서 정부의 임기 말 과제로 떠올랐다. 이후 정부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추진에 공을 들였다.

서 실장과 정의용 외교장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미 카운터파트를 만나 릴레이 외교전을 펼쳤고,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에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도 연달아 방한했다.

한미는 긴밀하고 속도감 있는 논의를 통해 조율 마무리 단계까지 다다랐지만 막판 '비핵화' 표현을 두고 교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검토한다는 미국의 발표, 당사국으로의 개입 의지를 보인 중국, 한미 간 조율이 마무리돼도 장담할 수 없는 북한의 반응 등을 고려, 정부가 중국과의 협력·협조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지난달 25일 양 정치국원을 만나 내년 양국 수교 30주년,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는데, 당시 한반도 문제에는 종전선언 관련 내용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최근 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에 경각심을 다지며 비상방역 강화를 주문하는 북한의 기조가 종전선언 추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과 중국은 그간 국경 개방을 준비하는 동향을 보였으나 11월 내 재개방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국 관계자는 북중이 11월 중 접경지역에서의 코로나19 상항이나 오미크론 변이와 같은 국제적인 확산 추세도 고려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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