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연 보고서…"9·19 군사합의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

2018년 이후 북한 군부의 위상이 하락했으며 이는 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고재홍 책임연구위원은 26일 발표한 '2018년 이후 북한 군사동향의 특징과 전망' 보고서에서 "2018년도는 북한의 군사부문에 있어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변곡점을 보여준 한 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 책임연구위원은 2018년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군 관련 공개활동에 있어 근 10여년만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해라고 평가했다.

이를 기점으로 김 총비서의 직접적인 개별 군부대 방문 횟수가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내용 면에서도 전투부대 중심보다 비전투 관련 부대 방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재래식 무기 시험이나 포사격 경기대회 등에 대한 직접 참관도 감소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군사력 건설방향은 '전략핵' 개발 일변도에서 '전술핵' 개발 및 재래식 전력개발 중심으로 비중이 조정됐다. 고 책임연구위원은 또 2018년은 북한군 전반에 대한 당의 직접 통제가 추구된 해이며, 비전투 부문으로의 역할 확대 주문도 본격화됐다고 짚었다.

고 책임연구위원은 "2018~2021년 현재까지 북한의 다양한 군사동향의 부문별 특징들이 보여주고 있는 하나의 경향성은 북한 군부의 위상하락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선군 시기뿐 아니라 김 총비서의 집권 초중반기와 비교해서도 군의 위상이 하락됐다"면서 이는 "9·19 군사합의의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고조를 방지함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북한 군사부문의 변곡점으로서 2018년

2018년도는 북한의 군사부문에 있어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변곡점을 보여준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2018년도는 △지난 10여 년간 김정은의 부대방문 중심의 공개활동 방식에 변화의 조짐이 시작되었으며 △북한 군사력 건설 방향의 중점이 ‘전략핵’ 개발의 연장선상에서 ‘전술핵 및 재래 전력’ 개발 중점으로 전환되었고 △과거와 달리 북한군 전반에 걸쳐 당의 직접 통제가 강화되었으며 △북한군의 비전투 부문에서의 군 역할 확대가 본격화된 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김정은의 군관련 공개활동에 있어 근 10여년 만에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는 점이다. 북한 최고지도자는 해마다 자신 명의의 다양한 공개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그중 ‘군 관련 공개활동’은 북한군의 각급 부대를 방문ㆍ시찰하는 ‘현지지도’를 비롯하여 신무기 시험 및 군사훈련의 참관, 군 관련 회의ㆍ행사ㆍ공연의 참석, 참배, 명령, 선물ㆍ감사ㆍ축하ㆍ격려ㆍ애도의 전달, 표창수여, 사진촬영 등의 활동을 의미한다.

김정은의 군 관련 공개활동은 2018년을 기점으로 직접적인 개별 군부대 방문 횟수가 절대적으로 감소하였으며 내용 면에서도 전투부대 중심의 방문보다 비전투 관련 부대 방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또한 재래식 무기 시험이나 포사격 경기대회 등에 대한 직접 참관도 2018년의 기점으로 감소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배경에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따른 군단급 재래식 부대들에 대한 중요성이 반감되고 최고지도자의 군부대에 대한 직접 관리의 중요성이 약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의 군 관련 공개활동의 변화양상이 2018년~2019년도의 경우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하여 북미정상회담과 북중, 북러 정상회담 개최에 의한 물리적 시간 부족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반면 2020년의 이후의 공개활동의 특징은 코로나19의 영향에 의한 비대면 활동 증가와 함께 김정은의 건강관리 문제나 대외행태 변화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둘째, 2018년 이전 국가 핵무력 완성에 집중했던 북한은 2018년 이후 군사력 건설방향으로 ‘전략핵’ 개발 일변도에서 ‘전술핵’ 개발 및 재래식 전력개발 중심으로 비중을 조정하였다는 점이다. 

북한은 2020년 10월과 2021년 1월의 열병식 등에서 기존 ICBM인 ‘화성-15형’보다 몸체 길이와 탄두부가 확대된 신형 ICBM과 신형 SLBM-5ㅅ형이 공개되고 평남 영변 지역의 핵시설에서 핵물질 생산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전략핵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2018년 이후 4년 남짓 기간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는 중지되고 있으며 대신 초대형 방사포, 신형전술유도탄, 대구경조종방사포, 단ㆍ중거리 순항미사일 등 단거리 전술핵 운반체에 대한 개발과 개량에 집중해 왔다. 따라서 2018년은 북한의 국방력 건설 방향의 중점이 전략핵 개발의 연장선상에서 전술핵 개발 및 재래식 전력 강화로 전환된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북한군 전반에 대한 당의 직접 통제가 추구된 해라는 점이다. 그동안 북한군에 대한 당적 통제는 당을 대표하는 총정치국 정치위원들이 군사지휘관 및 부대를 통제하는 방식이었다.6) 그러나 2018년 들어 총정치국조차도 당의 통제대상이 됨으로써 당이 군 전반을 통제하는 형태로 변모되었다는 것이다. 2018년 초 북한군 총정치국에 대한 당 조직지도부의 대대적인 검열의 결과7) 총정치국장 황병서의 경질과 총정치국 고위 간부들이 교체되었으며 총정치국의 부대내 우월권도 감소하여 총참모부와 무력부 등 북한군 수뇌부의 3자 균형의 경쟁체제로 북한군 부대통제가 전환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총정치국에 통제를 받아온 총참모부를 위시한 군사지휘관의 위상 강화를 가져왔다. 2020년 10월 당시 상장계급이었던 총정치국장에 비해 군사지휘관 출신인 리병철 당 군사위 부위원장과 총참모장에게 군원수 칭호가 수여되었다. 이는 총정치국의 군사지휘관 통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2018년 총정치국의 위상하락은 당의 군에 대한 직접 통제 방식을 강화한 것으로 총정치국의 권한을 대신할 수 있는 당중앙위 부서로서 ‘군정지도부’를 신설하는9) 등의 조직 변화를 가져오는 변곡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 역시 핵개발에 따른 북한군내 영향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비전투 부문으로 북한군의 역할 확대 주문이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이후 당중앙위 정치국 위원, 당중앙위원,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구성에 있어서 군부인사 참여의 현저한 감소로 군의 정치적 영향력이 배제되었으며 김정은의 현지지도나 각종 기념일 참배시 수행 인원에서 군부인사가 감소되는 등 위상하락 현상이 지속되었다. 이와 함께 2018년 9월 군사분계선 일대를 포함한 육ㆍ해ㆍ공 지역에서 군사훈련의 금지와 우발적 충돌의 방지기능을 수행한 ‘9.19 군사합의’ 체결이후 북한군의 역할이 순수 전투영역을 넘어 자연재재 예방, 방역 등 비전투 영역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2018년- 2021년 북한 군사동향의 특징

첫째, 군관련 공개활동에서 부대방문 및 참관 활동 감소다. 김정은의 군관련 주요 활동은 비공개 활동과 공개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비공개 활동은 북한 스스로 일정한 시기 이후에 활동을 공개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 범위와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반면 김정은의 군관련 공개활동은 '노동신문' 등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군 관련 공개활동은 ‘전투력 강화’ 활동과 ‘군관리’ 활동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투력 강화’ 활동이란 군사대비태세 점검을 위한 군부대 및 군 후방사업장 방문을 비롯하여 다양한 군사훈련 및 신무기 시험 참관 및 지도 등 전투력 강화 활동을 의미한다. 반면 ‘군관리’ 활동은 각종 군관련 회의나 대회의 참석, 열병식 등 각종 군 기념일 행사 및 공연 참석, 참배, 명령, 선물ㆍ감사ㆍ축하ㆍ격려ㆍ애도의 전달, 표창, 사진촬영 등의 활동을 의미한다.

아래의 '표 1'은 2018년~2021년 9월까지 김정은의 월별 군관련 공개활동을 전투력 강화 활동과 군관리 활동으로 나누어 현황을 조사한 것이다. 전투력 강화 활동은 2018년 4회, 2019년 21회, 20년 7회, 21년 0회이며 군관리 활동은 2018년 9회, 2019년 18회, 2020년 10회, 2021년 9회이다. 전반적으로 군관련 공개 활동이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2018년~2021년 9월까지 김정은의 공개활동에서 보여주는 주요 특징은 △김정은의 부대방문 활동 횟수가 현격히 감소했다는 점 △신무기 시험 발사에 대한 김정은의 불참이 증가했다는 점△군관련 공개활동이 군관리 활동에 치우쳐 있으며 활동 범위도 평양지역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군관련 공개활동의 특징이 일반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의 비대면 활동증가로 파악되지만 그외의 요인으로 김정은의 건강관리 차원 혹은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메시지를 고려한 행동일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김정은의 군관련 공개활동의 전반적 위축, 특히, 공개활동이 평양지역에 한정된 점, 김정은의 장거리 부대시찰 활동 등이 급격히 감소한 점 등이 코로나19의 영향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만약 코로나19 영향일 경우, 많은 인파가 모이는 열병식이나 대규모 군사대회 참석 활동도 동시에 감소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2020년 1월~8월까지 김정은의 공개활동에서 시찰 활동은 3월 25일 평양 다락식 주택건설 현장에 대한 시찰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14) 따라서 김정은의 건강관리 혹은 대외 메세지를 고려한 의도적 행동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2020년 이후 신무기 시험발사에 대한 김정은의 불참 증가이다. 2019년 공개된 모든 신무기 시험발사 13회 중 1회를 제외하고 직접 참관했던 김정은 2020년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7회에 걸친 신무기 시험발사에 모두 불참했다. 이러한 김정은의 불참 행위가 김정은의 건강관리 차원인지 혹은 지난 제8차 당대회에서 언급했던 대로15) ‘전술핵 개발’ 활동에 대한 참관활동이 주변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인지 혹은 재래식 무기시험은 통상적인 군사훈련의 일환에 불과하기 때문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만약 건강관리 문제이거나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는 행동일 경우 당분간 이러한 군관련 공개활동의 특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둘째, 군 인사는 총참모장 교체와 무력건설 방향과 연계돼 있다.  

2018년 이후 북한군 총참모장의 교체는 총참모장에 임명된 인사의 병종별 전문성과 북한 무력건설의 중점 방향이나 무기개발의 우선순위 결정이 상호 밀접히 연계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18년 이후 북한군 총참모장은 △2018년 5월 리명수 총참모장에서 리영길 총참모장으로 교체 △2019년 8월 리영길 총참모장이 박정천 총참모장으로 교체 △2021년 9월 박정천 총참모장이 림광일 총참모장으로 교체되었다. 

그동안 북한의 신형무기 개발시험이 총참모부가 아닌 당 군수공업부와 국방과학원이 주도했지만 현실적으로 군사작전을 책임지는 총참모부의 군사기술적 조언을 중시해 온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북한이 WMD 전력개발에 주력하던 시기에 작전국장을 지낸 리명수 총참모장을 비롯해 포병전문가로서 잔뼈가 굵은 박정천, 제2전투훈련국장을 거쳐 정찰총국장인 림광일의 총참모장 임명은 북한의 무력건설의 방향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군 리명수 총참모장은 82세의 나이로 총참모장 재임기간(2016.2-2018.5)동안 제5차 핵실험을 비롯하여 북극성(SLBM-1)시험 발사, 북극성-2형의 실전배치, 6차 핵실험, 최초의 ICBM 14형과 15형 발사시험이 진행되었다. 과거 리명수가 북한군의 작전국장으로 재임했던 기간(1997-2007)은 북한이 대남 비대칭 전력으로 WMD 개발에 집중했던 시기로 대포동장거리미사일의 발사(1998.8) 및 1차 핵실험(2006.10)이 진행되었다.

박정천 총참모장이 재임한 기간 동안 (2019.9~2021.8) 다양한 단거리 비관성 로켓무기들인 신형전술유도탄, 대구경조종방사포, 초대형방사포,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 등의 시험발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17) 이러한 신형전술무기 시험발사는 총참모장 임명 이후인 2020년 5월 24일 당중앙군사위 제7기 4차 확대회의에서의 포병의 화력타격능력 향상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무기개발은 수년 전 ‘포병무력 현대화계획’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2014년이래 박정천은 최고사령부 화력지휘국장 및 총참모부 포병국장을 역임해 왔다.

또한 공군사령관 출신인 리병철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임명이 확인된 2020년 5월 시기를 전후해 러시아의 Kh-29 공대지미사일이 북한공군에 지원된 것이 그해 4월 김정은의 공군부대 방문활동으로 확인되기도 하였다.

이렇듯 북한의 무력 건설의 중점 방향이 북한군 수뇌부 인사의 병종별 전문성과 밀접히 연계되어 있다면 최근 제2 전투훈련국장 및 정찰총국장 출신의 림광일 총참모장 임명은 향후 북한의 국방력 건설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5월 당 중앙군사위 제7기 4차회의에서 김정은이 북한군의 조기경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올해 제8차 당대회에서는 무인타격기, 정찰탐지, 군사정찰위성 개발 등을 주장한 바 있다. 따라서 북한군 정찰능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무력건설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북한 내부적으로 김일성 생일 110년, 김정일 생일 80년을 맞는 해로서 8차 당대회에서 언급한 ‘군사정찰위성 발사계획’이 우선순위에 놓이게 될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전방군단장 출신이 아닌 병종별 전문가들로서 북한군 총참모장의 임명은 향후 무기개발 분야의 우선순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무력건설 - 국지전 대비 타격능력의 강화 

2018년 이후 북한의 무력건설 주요 동향의 특징은 국지전 대비 타격능력 향상에 방점이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이후 북한의 핵물질 생산활동이 지속되는 정황이 알려지고 2020년 열병식에서 ICBM의 다탄두 개발로 추정되는 ICBM의 몸체길이와 탄두부가 확대된 개량된 모델이 공개되었다. 그럼에도 2019년 13차례와 2020년의 4차례의 신형무기 시험은 북한의 무력건설이 단거리 전술핵 운반체 개발 및 포병무기의 현대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성과로서 초대형 방사포와 신형전술유도탄과 중장거리순항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전술핵무기를 개발했음을 밝혔으며 향후 핵능력 개발 및 국방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향후 5개년 계획 수행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한다면 현실적으로 북한의 국방력 강화는 단기적으로 국지전 대비 기습 타격능력 향상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13차례의 초대형방사포를 비롯하여, 신형전술무기,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발사, 2020년 초에도 초대형방사포와 전술유도기무기 시범사격 등이 있었으며 2021년 들어23) 1월과 3월 신형순항미사일발사, 3월 신형전술유도탄 개량형 발사, 9월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 발사(11일, 12일) 새로 조직된 철도기동미사일 연대의 철도차량을 이용한 전술유도탄 발사(15일),24) 새로운 극초음속미사일(화성8형) 발사(28일), 신형지대공미사일 시험발사(30일) 등이 단행되었다. 

이와 같이 공개되고 있는 북한의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의 국방력 강화 및 군 현대화 계획은 현대전에 필수적인 공군과 해군력의 균형적 증강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군사분계선 일대 혹은 해안과 같은 특정 지역에서의 지상군 위주의 타격 능력 향상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국방력 강화의 한 모습은 한국의 공군 타격력 및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응할 수 있는 기습 타격력 중심의 단기제한적 국지전 수행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군종ㆍ병종간 협동훈련 실시를 통해 국지전 대비 부대전투력 향상에 주력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들어 전술무기시험 13회 이외에 3회의 군종ㆍ병종간 협동군사훈련을 실시하였으며 이는 2014년 9회의 집단협동훈련 증가 실시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2020년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6회의 집단협동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북한군의 군종ㆍ병종간 협동훈련이 2019년과 2020년에 다시 증가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될 경우 다시 증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군종ㆍ병종간 협동훈련 실시가 빈번히 교체되는 지휘관의 숙지 및 지휘능력 향상과 일선 부대의 기강확립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되지만 재래식 전력 중심의 국지 충돌발생 가능성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반영한 것을 추정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군 역할: 비전투 부문으로 군 역할의 확대 

북한의 핵개발을 통한 군사력 강화는 전략군과 같은 특정한 군종 및 병종 부대에 집중된 결과를 가져와 기존의 120여만 명에 달하는 북한군 재래식 부대의 전통적인 전투중심의 국가보위 역할을 상대적으로 약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2018년 이후 ‘9.19 군사합의’에 의해 남북간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군사훈련의 금지는 과거에 비해 재래식 부대의 전투 역할보다 경계 역할의 비중을 높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재래식 부대의 비군사적 부문으로의 역할 확대가 가능하게 되었다. 

북한군의 사명인 국가수호를 위한 순수 전투 임무와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위한 기존의 임무 이외에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홍수ㆍ태풍 등 자연재해 방지와 사회 전염병 대응 등 비전투 부문에서의 군의 선제적 역할의 확대가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021년 7월 북한의 리병철과 박정천의 원수칭호 수여 이후 강등 사례에서 잘 나타난 것처럼 북한군 간부인사의 기준이 훈련성과 등 전투 부문에서가 아니라 비전투 부문에서의 성과가 결정적 기준으로 작용하였다는 점이다.

2021년 6월 박정천 총참모장은 방역 태만으로 원수에서 차수로 강등되었으며 6월 29일 당중앙위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주석단에 오르지 못하고 방청석에 위치할 정도였다. ICBM 개발의 공로가 있는 리병철 조차도 2021년 6월 당중앙위 8기 2차 정치국 회의에서 비전투 부문의 방역사업의 오류로 당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강등된 것으로 보였다. 

또한 2019년 9월 6일 당중앙군사위 비상확대회의는 태풍 ‘링링’에 대비 군의 비상 재해방지 대책을 토의한 것으로 김정은의 군의 역할 확대 요구와 총참모장의 교체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9월의 당중앙군사위 제7기 6차 확대회의에서도 김정은은 군에 대해 태풍 ‘마이삭’ 에 대한 피해복구를 10월 10일까지 완료할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드물게는 2020년 8월 31일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인 리병철이 북한군의 황남 장연군농장 등 태풍피해지역의 복구사업을 지도하기도 하였고, 김정은이 2021년 8월에 홍수피해 복구와 관련 함남도당군사위원회 확대회의의 긴급 소집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북한군의 비전투 부문의 역할확대와 관련, 과거 자연재해시 사후 피해복구를 위해 군이 동원된 사례는 있었으나29) 사전대비 차원에서 당중앙군사위원회를 개최한 것은 최근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19에 대한 방역사업과 관련해서도 평양시는 물론 지방도시에도 군의 방역사업 참여가 주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향후 북한군의 역할은 비전투 부문으로의 역할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2021년 현재까지 북한의 다양한 군사동향의 부문별 특징들이 보여주고 있는 하나의 경향성은 북한 군부의 위상하락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30) 김정은의 부대방문 활동의 급격한 감소 및 재래식 신무기 실험에 대한 불참, 비전투 부문으로의 군의 역할 확대, 제한적 무력건설, 군 전반에 대한 당의 직접 통제 강화 등 군사 동향의 특징들은 선군 시기뿐 아니라 김정은 집권 초중반기와 비교해 군의 위상하락을 의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제도적 차원에서도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개정한 ‘당규약’ 제28조에서 당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시급히 제기되는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할 수 있게 규정함으로써 당의 최고 군사지도기관인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상위기관임을 명백히 했다. 북한군도 당규약 47조에 이전 당규약에서의 “수령의 군대, 당의 군대, 인민의 군대” 부분을 삭제하고 ‘당의 군대’로 일원화시킴으로써 북한군을 당의 도구적 성격으로 규정하였다.

따라서 북한의 군사동향의 특징이 보여주는 북한 군부의 위상하락은 ‘9.19 군사합의’의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이는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 고조를 방지함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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