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연 NK포럼…"北 요구한 적대 정책 철회는 종전선언 후 모색할 문제"
노규덕 "종전선언, 대북 적대시 정책 없음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반도 종전 선언과 2030 미래 구상' 포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반도 종전 선언과 2030 미래 구상' 포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76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을 재차 제안한 이후 한미,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연쇄적으로 진행하며 대화 동력을 살리가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5일  '한반도 종전선언과 2030 미래구상'을 주제로 NK포럼을 개최하고 종전선언에 관한 다층적인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대북 전문가들은 종전선언을 대화 '입구'로 어떤 형태로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종전선언을 하면 한국전쟁을 공식 종결하게 되고 그 과정을 이제라도 시작해보자는 것"이라며 "종전선언은 당장 통일하자는 선언, 기존 주권 영역을 변경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주둔 문제도 종전선언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북한이 대화 재개 조건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내세운 데 대해서도 "오히려 종전선언 이후, 북미간 구체적 해결을 찾아야되는 문제"라며 "이제라도 협의하겠다는 신호로 간주해야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체제안보와 경제안보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전자는 적대시 정책으로 집약되고 후자는 생존권 담보를 위한 제재 해제가 해법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남북미는 어떤 형태로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다양한 요구를 거론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고 그 뒤로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수교와 평화협정이 차례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은 종전선언에 대해 "대북 적대시 정책이 없음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조치"라며 "대북 신뢰구축으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재차 제안한 이후 북한이 이중 기준과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 대화 조건을 내건 데 대해 정부의 입장을 다시 표출한 것이다. 이는 조건부 대화가 아닌 종전선언을 통해 형성된 분위기 속에서 조건을 논의해야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도 북한과의 대화 '입구'에 종전선언을 둬야 한다면서 "종전선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이다, 이를 통해 대북정책 적대시 철회를 논의할 수 있다는 논리로 설득해봐야 된다"라고 말했다.

또 "북미 관계의 정상화 추진에 나설 경우 북핵 보유를 인정하고 핵능력 감축 군비 통제 방식으로 해법 전환이 필요해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은 개인의 견해임을 밝히면서 미국에 대해 "엄격한 대북제재를 조금 풀어주면서 북핵 문제 해결로 가야되는데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핵 개발의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제재를 완화하면서 북한에 기회를 주는게 어떤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윤태 한국국방연구원 원장은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이 동의할 것인지, 북한이 수용가능한 범위 내에서 나올 것인지 회의감이 있다"면서도 "종전선언에는 주한미군 철수와 유엔사 폐지는 연계될 수 없다고 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평화 불가침 의사, 비핵화 입구의 가치를 지닐 정치적 선언 등은 종전선언에 포함돼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제재 완화, 테러지원국 해제라든가 여러 논의를 할 수 있고, 군사적으로도 한미 연합훈련 일부 축소 등 등가적 조치가 전제된다고 하면 논의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 동맹이 갖고 있는 대북 억지력은 유례없이 압도적"이라며 "우리 실제적인 능력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감 있는 전략적 안보 전략을 수립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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