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들, 北SLBM 발사 '위협' 언급하며 반응 자제
최근 조성된 '대화의 판' 유지하려는 노력으로 해석

9월 30일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9월 30일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라는 북한의 무력시위 뒤에도 대화 재개를 조성하는 분위기가 끊기지 않고 있다. 23일 이번 주말 예정된 한미 북핵수석 협의에서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주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에서 안보 관련 장관들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결정적인 파국으로 가지 않고 대화의 조건을 탐색하고 있다'고 평가한 통일부 고위 당국자의 발언을 비난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적극적으로 설전을 벌였다.

이 장관은 "왜 핵실험을 하지 않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하지 않는가 그것은 결정적인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가지 않는 이유는 여전히 다른 한쪽 측면에선 대화를 탐색한다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라며 "어디가 이상하냐"고 되물었다.

통일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유감을 표시한 정부 입장을 기본적으로 견지하며, 한 측면에선 대화를 탐색하려는 의지·의도도 있다고 해석했다는 설명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의 '위협'으로 본다고 말했고,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SLBM 발사는 전략적 도발인가'라는 질문에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전략적 도발에 대한 분명한 기준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전반적인 안보 상황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를 가지고 판단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우려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내지 않는 안보 관련 장관들의 태도는 최근 조성된 대화의 판을 유지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최근엔 그간 경색돼 있던 남북·북미·남북미 관계에 변화 조짐도 드러나기도 했다. 한미 북핵수석들이 8월 말부터 열흘에 한 번꼴로 만나 잦은 협의를 이어가면서다. 아울러 미국은 북한에 접촉했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이번 주말엔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해 한미 간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날(23일) 입국하고 다음 날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해 한반도 문제를 논의한다.

정부 고위 당국자들에 따르면 한미 사이 공감대는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24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양측이 한반도 안건과 관련해 진전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며칠 전 워싱턴D.C에서 진행된 김 대표와 노 본부장의 회담 뒤 김 대표가 '종전선언'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한미 당국은 현재 종전선언과 관련해 문안 협의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는 "(종전선언이)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계기로서 상당히 유용하다는 한미 간 공감대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문안 완성까지 향후 북한의 도발 여부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고 북미간 물밑협상 등 거쳐야할 과정이 많이 남아있어, 이번 협의에서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쉽지않다는 관측이 외교전문가 일각에서 나온다.

그보다는 한미 북핵수석들이 종전선언을 고리로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이끄는 방안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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