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사태, 칼 끝 방향 바뀌나…짙어지는 '박지원 관여'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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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주 사태, 칼 끝 방향 바뀌나…짙어지는 '박지원 관여' 정황
  • 뉴스1
  • 승인 2021.09.1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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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조씨, 박지원 국정원장 '8월11일' 만남 전 '손준성 보냄' 파일 내려받기
野 "박-조, 국정원 대외기밀도 공유" 주장…尹 지시 입증 여부에 후폭풍도 달라져
제보자' 조성은씨가 지난 12일 SBS 8시 뉴스에 출연해 인터뷰하는 모습. (SBS 유튜브 갈무리)
제보자' 조성은씨가 지난 12일 SBS 8시 뉴스에 출연해 인터뷰하는 모습. (SBS 유튜브 갈무리)

지난해 4·15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검찰'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통해 여권 정치인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에 대한 야권의 '기획설' 주장이 속속 드러나는 정황으로 힘을 얻고 있다.

14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제보자' 조성은씨를 향한 미심쩍은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가 '고발 사주'와 '정치 공작' 두 프레임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치 공작' 의혹은 이른바 '윤석열 죽이기'를 위해 제보와 보도 날짜 등 일련의 과정이 기획됐느냐 여부다. 

의혹의 몸통은 박 원장과 조씨, 그 출발은 두 사람의 친분이다.

조씨의 페이스북 등을 보면 박 원장과 상당히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조씨는 지난 2016년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박 원장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조씨의 페이스북에는 박 원장과 가까운 사이임을 알 수 있는 대화 내용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당장 논란의 '8월11일' 만남 후 조씨는 페이스북에 '늘 특별한 시간, 역사와 대화하는 순간들'이라는 글을 식당 내 사진과 함께 올렸다.

지난해 10월에는 '밤 사이 대표님과 통화하는 중에 남자친구를 여쭈시길래 담담하게 연말마다 현충원 간다고, 방송 챙긴다고 대표님과 떡국 먹어서 그런지 여전히 없다고 말씀드리니 '히히' 웃으신다'고 적었다.

이로부터 2년전 10월에는 조씨가 인천 일정을 소화한 사실을 알리며 '회가 당긴다'고 SNS에 올리자 박 원장이 '내일 목포 와요. 방북 보고대회 하고 회 사줄게'라고 댓글을 남겼고, 조씨는 여기에 'ㅋㅋ 대표님 옆집으로 갈까요'라는 대댓글을 달았다.

두 사람 주장대로 '8월11일' 동석자 없이 식사를 했다면 친분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조씨 주장대로 정치권에서 발을 뗀지 1년이 넘었음에도 따로 식사할 정도의 사이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두 사람이 이번 의혹을 논의했을 것이라 추측 가능한 정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8월11일은 조씨가 인터넷매체 뉴스버스 기자에게 의혹을 제보한 시점(7월21일)과 실제 보도가 이뤄진 시점(9월2일)의 중간쯤 해당한다.

두 사람은 사적 만남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어떠한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 측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치권에 따르면 조씨는 박 원장을 만나기 하루 이틀 전인 9일과 10일, 지난해 4월3일과 8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받았다는 '손준성 보냄' 이미지 파일 110여개를 모두 내려받았다. 만남 다음날인 12일에도 김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 2장을 추가로 캡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13일) "8월10일과 12일 (조씨가 제보한) 휴대폰 캡처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됐는데 이게 야권 대권 주자 공격에 사용됐다"며 "8월11일 국정원장이 제보자를 만난 시점 전후로 이런 캡처가 이뤄진 정황은 박 원장이 모종의 코치를 한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12일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도 날짜를 두고 박 원장과 상의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조씨는 "사실 9월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박 원장)이나 제가 원했던 거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거든요"라며 "그냥 이진동 기자(뉴스버스 발행인)가 '치자' 이런 식으로 결정을 했던 날짜(9월2일)고 그래서 제가 사고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논란이 커지자 상의를 안 했다는 것을 강조하다가 나온 일종의 말실수일 뿐이라며 박 원장에게 이번 의혹과 관련한 그 어떤 내용도 전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 원장도 언론과 전화인터뷰에서 "야당이 헛다리를 짚고 있다"며 "조씨와 특수한 관계라고 하지만 그런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반박할 의혹들이 추가로 제기되고 있다. 국정원을 피감기관으로 둔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 원장, 정보위에서 진술한 대외비 내용도 조씨에게는 다 털어놓는군요"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박 원장은 지난 2월 국회 정보위에서 박근혜 정부까지 역대 정부들의 국정원이 정치인 불법사찰을 했다며 '그 내용을 공개하면 이혼할 사람이 많을 거다'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그런데 비슷한 시기 조씨의 페이스북에 (박 원장의 발언과) 똑같은 내용이 있다"며 "박 원장에게 듣지 않으면 쓰지 못할 내용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둘 사이가 국정원 대외기밀까지 공유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데 고발 사주 사건에 대해 대화하지 않았다는 건 도대체 어떻게 믿으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사건의 본류인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도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대목이 많다.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문제의 '손준성 보냄'의 손준성씨가 손준성 검사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추후 고발장 작성자가 손 검사인지, 아니면 제3자인지 등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윤 전 총장이 고발을 사주하라고 지시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다. 윤 전 총장의 지시가 입증된다면 윤 전 총장은 중도낙마할 가능성이 크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여권에 불 후폭풍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특히 야권이 주장하는 박 원장의 '제보 사주' 의혹이 실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은 대선을 앞둔 여권에 치명상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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