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4 영웅함'에서 SLBM 발사했다 밝히며 실천배치 시사
'미니 SLBM' 개발로 기존 잠수함에 탑재 가능성 높아

북한이 전날인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2면에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전날인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2면에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을 잠수함인 '8.24 영웅함'에서 19일 시험발사했다고 20일 밝혀 실전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5년 전 첫 잠수함발사전략탄도탄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공화국의 군사적 강세를 시위한 '8.24 영웅함'에서 또 다시 새형의 잠수함발사탄도탄을 성공시킨 자랑과 영광을 안고 당 중앙에 충성의 보고를 드렸다고 하였다"라고 보도했다.

통상 SLBM은 바지선에서 먼저 시험발사 후 잠수함에 탑재하는 수순으로 개발을 진행한다. 북한은 지난 2015년 5월 처음으로 '북극성-1형'이라는 이름의 SLBM을 공개하고 이후 몇차례 시험발사를 진행했지만, 잠수함에서의 발사가 성공한 시점은 다소 불분명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8월24일 북극성 계열의 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이를 자축한 바 있다. 당시에도 SLBM을 발사했다는 잠수함의 사진이 공개된 바 있다.

이날 북한의 보도에서 공개된 잠수함이 '5년 전'의 잠수함이고, 이름이 '8.24 영웅함'으로 명명된 것은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때문에 북한이 지난 2016년 8월의 시험발사를 실전배치 완료 수준의 SLBM을 개발 완료한 날로 규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사일 자체 뿐만 아니라 잠수함에서의 발사 기술 개발도 완료한 시점으로 본다는 뜻이다.

군사전문가들은 고래급 또는 고래급의 개량형인 '신포급'으로 추정되는 '8.24 영웅함' 잠수함이 1발의 미사일만 수납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를 '실천배치용'이 아닌 '시험발사용'으로 분류해 왔으나 '미니 SLBM'이 개발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SLBM은 북한이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선보인 신형 '미니 SLBM'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존 '북극성' 계열의 SLBM보다 규모를 축소해 지름이 1m 미만으로 작은 것이 특징이다. 이날 북한의 발표 내용과 전날 우리 군 당국이 파악한 것으로 전해지는 고도 60km, 사거리 590km 등 분석을 토대로 볼 때 신형 SLBM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또 이번 SLBM은 외형적으로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길이 7.5m·지름 95㎝)과 유사하고 북한이 이날 '측면기동 및 활공도약기동을 비롯한 많은 진화된 조종유도기술'을 선보였다고 발표한 것으로 보아 KN-23을 개량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KN-23는 종말단계서 '풀업(상하기동)'하는 특징이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SLBM은 이미 개발 완성해 전력화 단계 수준인 지상발사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것이란 점에서 오히려 북극성 계열보다 더 먼저 실전배치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현재 북한이 운용 중인 잠수함이 작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수량에 작용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북한이 소형화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8.24 영웅함은 2016년 8월24일 북극성-1형 발사 이후 붙여진 새로운 이름"이라며 "우리측의 SLBM발사의 맞대응으로 군비경쟁 및 이중잣대 여부에 대한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2019년 7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현지지도와 함께 공개한 개량형 잠수함은 아직 진수 단계는 아닌 것으로 우리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 개량형 잠수함은 SLBM 2~3기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엽 교수는 "이번 SLBM은 크기가 소형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잠수함 건조가 필요 없이 지난 2019년 7월 공개한 로미오급 잠수함에 탑재하여 발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과 올해 1월 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극성-4ㅅ'·'북극성-5ㅅ'은 발사관을 늘린 신형 잠수함에 탑재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미사일들의 발사 장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SLBM이 확보되어야 미국을 상대로 억제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앞으로 '북극성-4ㅅ'과 '북극성-5ㅅ' 등에 대한 시험발사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1월 8차 당 대회에서 북한은 "핵 장거리 타격능력을 제고하는 데 중요한 의의를 갖는 핵잠수함과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SLBM) 보유"를 주요 과업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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