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측면기동 및 활공도약기동 등 도입"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공개된 '미니 SLBM'으로 추정

북한이 전날인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2면에 보도했다.(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전날인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2면에 보도했다.(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20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를 전날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참관하지 않았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 “이러한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고 역내에 위협이 된다”며 “북한이 추가 도발을 삼가고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총비서가 남북관계 변화의 청신호를 올리고, 미국 또한 적대적 태도를 부인하며 대화에 적극 나선 가운데 이번 SLBM 발사가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면서 유진 당 군수공업부장,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국방과학원 지도간부들이 시험발사를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국방과학원은 5년 전 첫 잠수함발사전략탄도탄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공화국의 군사적 강세를 시위한 '8.24 영웅함'에서 또 다시 새형의 잠수함발사탄도탄을 성공시킨 자랑과 영광을 안고 당 중앙에 충성의 보고를 드렸다고 하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방과학원은 측면기동 및 활공도약기동을 비롯한 많은 진화된 조종유도기술들이 도입된 새형의 잠수함발사탄도탄은 나라의 국방기술고도화와 우리 해군의 수중작전능력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앞서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10시17분쯤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의 고도를 약 60km, 비행거리는 약 590km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SLBM 시험발사는 지난 2019년 10월 강원도 원산 일대 해상에서 수중 바지선을 이용해 '북극성-3형'(KN-26) SLBM 시험발사를 실시한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또 북한이 올 들어 미사일 시험발사·훈련 등을 실시한 건 이번 SLBM 발사까지 최소 8차례다.

특히 북한이 이번 SLBM 시험발사에 수중 바지선을 이용했는지, 잠수함을 이용했는지에 관심이 쏠렸는데 북한이 직접 5년 전 SLBM 시험발사 때 사용한 잠수함인 '8.24 영웅함'을 이용했다고 발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지난 2019년 7월 김정은 당 총비서의 현지시찰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신형 잠수함이 아닌 신포급(2000톤 급)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관을 3개로 늘린 3200t급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아직 이를 진수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도 1000km 미만으로 짧아, 잠수함 발사 비행 시험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통상 SLBM은 바지선에서 먼저 시험 발사하기 때문에, 잠수함에서 발사했다는 것은 실전 배치가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이 완료됐음을 의미한다.

북한은 2015년 '북극성-1형'의 수중발사에 성공했다며 처음으로 SLBM을 공개한 뒤 2016년 8월 신포급 잠수함에서 북극성-1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2017년 2월엔 북극성-1형을 지상 대 지상용으로 개조한 '북극성-2형'을 시험발사했다. 

이어 2019년 7월 SLBM 발사를 위해 건조 중인 잠수함을 전격 공개하고 석달 뒤인 10월 사거리를 늘린 '북극성-3형'을 발사했다.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과 올해 1월 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북극성-5ㅅ'을 각각 공개했으나 아직 발사 장면이 공개된 적은 없다. 

이날 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번 SLBM은 북한이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선보인 신형 '미니 SLBM'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존 '북극성' 계열의 SLBM보다 규모를 축소해 지름이 1m 미만으로 작은 것이 특징이다.

북한이 운용 중인 잠수함이 크기가 작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의 수량에 한계가 있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소형화를 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전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수를 두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발', 우리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자산을 통해 현재 포착된 것은 1발"이라고 말해 혼선이 일기도 했지만, 북한이 '1발'로 발표한 점도 주목된다. 

이번 미사일이 '풀업'(상하기동) 특성을 보여 탐지에 혼란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북한은 이번 SLBM이 '활공도약기동'했다고 밝혀 종말 단계서 '풀업' 특성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신형 SLBM는 탄두 모양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유사해 회피(풀업·상하기동) 기동 기능을 탑재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리 정부는 "유감"의 입장을 밝혔다. 이전 '도발' '위협' 같은 강경 모드에서 완화된 태도를 취했다. 

반면 미국은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 “이러한 발사는 대화와 외교의 필요가 시급함을 강조한다”며 “전제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는 미국의 제안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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