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 창건기념일 계기 연설서 한미 변화 요구
"남조선 겨냥한 국방력 강화 아냐" 유화적 태도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개막한 군수장비전시회인 '자위-2021'에서 북의 강력한 무장강화 정책을 강조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개막한 군수장비전시회인 '자위-2021'에서 북의 강력한 무장강화 정책을 강조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정부가 본격적인 '종전선언' 띄우기에 나섰다. 같은 시점 북한은 국방발전전람회를 열고 대외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한미의 태도 변화를 선명하게 요구했다. 특히 '남조선(남한)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 등 유화적 발언으로 향후 '남한의 행동'에 양측 관계가 달려있다는 '선택 갈림길'을 강조했다.

1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당 총비서는 전날 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을 통해 국방력 증강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확고히 밝혔다.

강력한 방위력으로 위협과 도전을 억제하고 평화를 수호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한미의 군사훈련, 남한의 군비현대화시도에 불편함을 드러내며 남한이 '도발·위협' 등의 단어로 북한의 자위적인 국방력발전 권리까지 빼앗으려 한다고 반발했다.

이는 '이중잣대' 부당함을 표출하며 9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국방력 증강 논리다. 우리 정부를 향해 대화로 나아가려면 자신들의 국방 활동을 도발로 규정하지 말라고 재차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김 총비서는 남한에 대한 유화적 태도도 내비쳤다. 남한이 자신들의 주권행사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장담하건대 조선반도의 긴장이 유발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남한은 자신들의 무장력이 상대할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며 남한이나 미국 등 특정한 국가와 세력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 한반도 정세불안정을 초래하는 근원은 잘못된 판단과 행동을 하는 미국이라면서 적대적이지 않다는 말만 하면서 그 말을 믿을 수 있는 행동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는 미국에 확실한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읽힌다.

김 총비서의 이번 연설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으로 출국한 시기와 맞물렸다.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한반도 종전선언' 불씨를 살리기 위한 대미 설득전을 개시하는 시기에 북한이 조건만 충족되면 대화에 열려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장면이 연출된 셈이다.

서 실장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입국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종전선언 등을 포함해 남북 및 북미관계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전반적으로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남북 간의 연락채널이 다시 소통이 됐고, (미국 측과) 남북관계나 북미관계를 한 번쯤 점검하고 전반적으로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서 실장은 특히 북한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대북제재 완화 문제와 관련해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면 같이 논의돼야 하는 사항이라고 짚었다.

제재 완화는 북한이 누차 언급한 '적대시 정책 철회'와 직접 연결되는 문제로, 정부가 종전선언까지 가는 험로에서 조율·협의해야 하는 사안이다.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는 미국은 이 원칙하에 대북제재 해제에 완고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대북제재 해제 문제에서 북미를 어떻게 조율하는가가 종전선언 및 남북관계 개선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국방발전전람회는 북한이 "자신들의 무력증강과 무기실험과 같은 군사적 행동을 도발이 아닌 정상적인 국가활동으로 응고하려는 목표의 일환"으로 진단하며 "남북대화 재개 국면에서 자신들에 대한 이중잣대 철회를 전제조건으로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백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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