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보 "남북관계 악화 원인은 南…용단 내려야"

군 관계자가 4일 복원된 남북 통신연락선을 시험하고 있다. Ⓒ국방부
군 관계자가 4일 복원된 남북 통신연락선을 시험하고 있다. Ⓒ국방부

 

북한이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이후 선전매체를 통해 남한의 태도 변화를 연일 촉구하고 있다. 

이는 북한 지도부가 남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잇따라 발표한 뒤 나온 것이어서 실제 '대화'를 위한 북한식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접 남한에 대화 메시지를 전하는 대신 남한이 먼저 대화 제의를 해오길 기대한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달 30일 단절했던 남북 통신연락선을 10월 초부터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4일 연락선이 개통되면서 남북관계에 극적인 변화가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 25일 김 총비서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부부장은 25일 담화에서 "남북관계 회복과 평화적 안정에 대한 바람은 우리 역시 남측과 다르지 않다"라며 "공정성과 존중의 자세가 유지된다면 남북 정상회담도 건설적 논의를 거쳐 의의 있게, 보기 좋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9일 사설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받들어 '자주통일운동'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나가자고 주문했다.

통일신보는 남북관계의 악화 원인은 남한에서 각종 군사연습과 무력증강 책동을 벌이고 미국을 추종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총비서가 "남조선 당국이 제안한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서도 명백한 대답을 주시었다"면서 이중적인 태도, 대북 적대시 관점과 정책 철회 조건을 재차 상기했다.

그러면서 "북남(남북)관계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과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면 이번 시정연설의 의미를 똑바로 알고 북남관계를 가로막고 있는 중대 과제들부터 해결하려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김 총비서가 10월 초 남북통신연락선을 다시 복원할 의사를 밝히고 지난 4일 통신선이 복원된 데 대해 "겨레의 지향과 요구에 맞게 북남관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확고한 의지의 발현"이라고 자평했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순항·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 반항공 미사일을 연이어 시험 발사하는 한편, 김 총비서의 시정연설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을 언급하며 남한에 대화의 공을 넘긴 상태다.

특히 북한은 이달 초 통신선 복원 이후에는 선전매체를 통해 꾸준히 김 총비서가 요구한 대화 조건의 이행을 압박하고 있다.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와 '통일의 메아리' 등도 통신선 복원 이후 연일 남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모습이다.

'메아리'는 9일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으로 민족자주의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글을 통해 "동족을 외면하고 미국에 추종해서는 언제 가도 북남관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남조선(남한) 당국은 북남공동성명과 선언들에 명기된 민족자주의 원칙을 줴버리고(한바로 내버리고) 동족이 아닌 외세와의 공조를 절대시하면서 쩍하면 밖에 나가 외부의 지지와 협력을 구걸해왔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이렇게 외세의 옷자락에 매달리는 구태를 거듭한다면 언제 가도 민족문제, 북남관계 문제를 올바로 해결할 수 없다"며 미국에 자주적 태도를 취하라고 우리 측에 요구했다.

'통일의 메아리'는 외곽단체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책임부원 명의의 글을 연이어 싣고 남한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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