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한의 자주적 결단 요구…대화창구 열려 있어
현실 가능한 사안부터 추진할 듯…이산가족상봉 1순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018년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나 백두산 그림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018년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나 백두산 그림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북한은 노동당 창건 76주년인 10일 대규모 열병식을 하지 않고 대내 결속에 집중했다. 군사도발 징후도 아직까지는 나타나지 않아 북한이 남북대화 조성 분위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열병식과 대규모 경축 행사는 없었다.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대신 국경 폐쇄,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경제난 돌파를 위해 대내 결속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 전면을 할애해 '인민대중 제일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가는 조선노동당의 위업은 필승불패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노동당은 인민대중을 생명의 뿌리로, 무궁무진한 힘의 원천으로 여기고 인민을 위하여 멸사복무하는 위대한 어머니당"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각에선 이번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계기로 북한이 추가 도발이나 대규모 열병식을 열 거란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들어 북한이 잦은 미사일 발사와 담화 발표를 통해 대외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달에만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9월11~12일)와 △'철도기동미사일연대' 사격훈련(9월15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9월28일) △신형 반항공(대공)미사일 시험발사(9월30일)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미사일 시험발사 및 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나 북한은 내부 사정으로 인해 추가 도발이나 대규모 열병식은 추진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북한은 지난달 9월9일 정권수립 기념일에도 열병식을 개최하지 않았다. 국내 대다수 언론이 '비정규군' 열병식으로 보도했지만 사실상 축하행사로 본래 의미의 열병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울러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좋은 발상"이라고 호응했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닷새 뒤인 29일 시정연설에서 남북통신선 복원 의사를 밝힌 뒤 지난 4일 전격적으로 통신 연락선이 연결된 상황이다.

전격적으로 남북 연락선이 연결되고 김 총비서가 직접 나선만큼 남북관계 개선과 대화가 곧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등을 통해 현재 긴장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하고, 남북 화상정상회담을 개최한 후,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정상이 직접 만나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북한은 현재 '이중기준 제거'와 '적대시 철회'를 조건으로 남북 대화 가능성을 열고 공정성과 존중이 유지된다면 남북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현재 대북제재 유지 아래 대화를 촉구하고 있는 미국과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 대북소식통은 "북은 미국이 적대행위 철회 등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그것(태도 변화)을 보여야 북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미 간에 비핵화는 더이상 논의 대상이 아니고 유엔에서 플어가야 한다"며 "미국이 자존심과 체면 때문에 비핵화에서 선뜻 물러서지 않는데 이것이 북미대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은 남한과는 조건이 이뤄지면 언제든 대화하려는 입장"이라며 "남한이 미국 눈치를 보지 않고 자주적으로 나와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북은 이행가능한 것부 터 남한과 대화하길 바란다"면서 "이산가족상봉이 가장 빠르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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