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사태 어디까지 왔나…드러난 사실과 풀어야 할 의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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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주' 사태 어디까지 왔나…드러난 사실과 풀어야 할 의문들
  • 뉴스1
  • 승인 2021.09.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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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본' 속 이름에 규명 쉬울 것이란 예상…오락가락 해명에 미궁속으로
사실은 적고 추측만 범람, 공수처 강제수사 전환…흩어진 퍼즐 맞춰질까?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검찰'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통해 여권 정치인들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터져나온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사건은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미궁에 빠지는 모습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0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자택 및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로 전환했다. 지난 2일 인터넷매체 뉴스버스가 관련 의혹을 보도한지 8일만이다. 

의혹의 요지는 총선 직전인 지난해 4월3일과 8일 손 검사가 당시 김 의원(당시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11명과 최강욱 의원(당시 비례대표 후보)의 고발장을 전달했고 김 의원은 이를 당 관계자에게 전달한 것이다.

◇'손준성 보냄' 고발장 진실은…윤석열측 "검사가 만들었다면 관리 책임은 있어"

궁극적으로 이 사건에서 밝혀야 할 핵심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당시 검찰이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장을 만들어 야당에 보냈느냐와 이게 사실이라면 윤 전 총장이 이에 얼마나 관여했느냐다.

보도 당시만 해도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여부가 곧 밝혀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었다. 언론에 제보한 제보자가 김 의원과 '텔레그램'에서 나눈 대화 캡처본이 있었고, 대화 내용에는 '손준성 보냄'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한 사실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고, 김 의원은 오락가락 해명 속에 결국 '기억이 없다'고 정리하며 상황이 복잡하게 흘러갔다.

손 검사는 전날 근무지인 대구고검 앞에서 '한겨레'와 만나 "앞서 밝힌 입장(고발장을 작성한 사실이 없다)과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발장을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닌가'란 질문에 "작성한 바가 없다"고 답했는데, '고발장을 본 적이 있나'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만일 손 검사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작성한 고발장을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전달한 것이라면, 그 작성자가 검사인지 여부에 따라 사안의 무게가 달라질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검찰 간부가 여권 정치인 고발장을 야당 인사에게 건넨 사실만으로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윤 전 총장은 메신저와 메시지를 동시에 공격하면서 "고발을 시킬 이유도 없고 시킨 적도 없다"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도 뉴스1과 통화에서 '사주를 안 한 것으로 단언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강조했다.

윤희석 캠프 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웅 의원과 제3자들 간의 전달과정이 그들만의 진실게임"이라며 "윤 전 총장이 개입돼 있다든지, 지시했다든지 묵인을 했다든지 등 이런 정도의 연결 관계가 없다면 저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만약 윤 전 총장이 총장일 때 현직 검사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면 관리 책임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며 "관리 책임에 대해서는 국민께 사과드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손준성 보냄 고발장' 국민의힘 전달 과정은…김웅 "정황 있지만 기억 안나"

제보자가 언론에 보낸 '손준성 보냄' 메시지에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장이 등장한다.

이 의혹을 보도한 뉴스버스는 이 제보자가 국민의힘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지난해 8월 최강욱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손준성 보냄' 고발장과 거의 같은 내용의 고발장을 냈다. 

하지만 손 검사는 자신이 고발장 작성 등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김 의원은 "보도에서 나온 자료를 감안하면 내가 전달했을 정황은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이를 손 검사에게서 받아서 당에 전달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제보자가 제보 근거로 사용한 텔레그램 대화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검은 제보자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조작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가 메시지 등을 조작하지 않았다면, 김 의원이 '손준성'을 다른 번호로 저장했거나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남는다. 다시 말해, 손 검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번호를 '손준성'이라고 저장했거나, 또 다른 '손준성'이 존재할 수 있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손 검사의 휴대전화 번호가 저장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친한 사이는 아니라고 밝힌 김 의원이 당시에도 손 검사의 번호를 저장했는지 아닌지도 따져야 한다.

다만, 김 의원이 당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교체했고 텔레그램방을 폭파한 점을 고려하면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남은 가능성은 손 검사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것인데 그가 휴대전화를 변경했거나 텔레그램방을 폭파했다면 이마저도 알기 어려울 수 있다.

◇국민의힘, '손준성 보냄 고발장'으로 최강욱 고발했나…아직은 '미싱 링크' 있어

현재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제대로 실체가 파악되고 있는 부분은 지난해 8월 당이 최강욱 대표를 고발할 때 활용한 고발장 초안이 '손준성 보냄 4월8일 고발장'과 거의 같다는 점이다. 

당시 정점식 당 법률지원단장이 당 당무감사실장에게 고발장 '초안'을 전달했고, 실장이 법률자문위원이었던 조모 변호사에게 건넨 사실도 확인됐다.

정 의원은 이 초안을 보좌관한테 받았다고 했는데 보좌관은 1년 전 일이라 누구한테 어떤 경로로 전달받았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언론에 드러난 초안 파일 문서정보를 보면 이 문건은 지난해 4월22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보자가 김 의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는 '손준성 보냄 고발장'이 실제 당의 고발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다만 정 의원과 제보자 사이에 전달 경로는 아직 채워지지 않은 '미싱 링크'(missing link, 잃어버린 고리)다.

정 의원이 받은 '초안'이 김 의원이 제보자에게 전달한 고발장인 것인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이런 와중에 자신을 제보자로 주장한 사람은 전날 JTBC 인터뷰에서 "김 의원이 당시 전화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하라고 했다"면서도 "김 의원에게 당시 자료를 받은 것은 맞지만 당에 따로 자료를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말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제보자 미스터리 증폭…지목된 조씨 "제보자 여부는 중요하지 않아"

제보자의 '실체'는 가장 풀리지 않는 부분이다. 단초는 김 의원이 쥐고 있다. 김 의원은 당시 자신에게 들어오는 제보 자료 등을 넘긴 사람은 2~3명이라고 밝히면서도 제보자를 특정한다고 했다.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사실이라면 제보자 휴대전화에 저장된 '김웅 부장검사(법무연수원)'로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2~3명을 만난 시기가 다 다른데 제가 법무연수원 명함 들고 다닐 때 만난 분은 한 분"이라며 "그래서 특정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특정하는 사람이 당시 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이었던 조성은씨라고 유력하게 추정한다. 

그러나 조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김 의원과 윤 전 총장은 지속적인 허위사실 유포와 함께 보도되는 사건의 심각성, 자신들의 공적 신분과 의무조차 망각하는 것, 매우 중차대한 대선에서 격이 떨어지는 수준의 망발을 일삼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매우 강력한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씨가 '나는 제보자가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있다. 조씨는 "저를 공익신고자라고 몰아가며 각종 모욕과 허위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적었을 뿐 제보자가 아니라고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날 보도된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도 "제보자고 아니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해당 의혹을 처음 보도한 뉴스버스의 이진동 발행인도 다소 애매한 발언을 했다. 그는 전날 라디오에 나와 '윤 전 총장이 (조씨를) 여의도 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고 다 들었을 거다 라고 주장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냐'고 진행자가 묻자 "그분이 공익신고자는 맞다"고 말했다가 진행자가 관련 질문을 이어가자 "제가 여의도 정가에서 언급되고 있고 돌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

조씨가 '제보자'가 아니라고 하면 그 실체는 더 복잡해진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씨가 김 의원에게서 전달은 받았지만 언론에 제보한 게 아닐 수 있다고 본다. 조씨가 또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했고, 이를 받은 사람(A씨)이 제보자일 수 있다는 논리다. 조씨가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이같은 논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날 JTBC가 자신을 '제보자'라고 밝힌 사람과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김 의원과 전화 통화에서 '고발을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대검에 하라'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경우의 수는 다양해진다. 조씨, A씨 외에 제3의 인물인 B씨까지 등장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제보자가 A씨라면 김 의원이 조씨가 자료를 넘긴 사실을 알고 A씨에게 전화해 요청했을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김 의원이 자료를 전달한 사람이 처음부터 조씨가 아니고 B씨일 수 있다. 일단 조씨 외에 거론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제보자'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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