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 4건 중 1면 보도는 1건에 불과
대외 메시지는 담화로…주민엔 '국방 강화' 인상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면에 실린 '화성-8형'과 반항공미사일 시험발사 기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면에 실린 '화성-8형'과 반항공미사일 시험발사 기사.

 

북한이 최근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로 신형 무기 개발에 힘을 쏟는 가운데 정작 관련 보도 비중은 크지 않아 눈길을 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를 보면 북한이 지난 9월 단행한 4건의 미사일 시험발사 중 1면에 관련 기사가 게재된 것은 한 건에 불과하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15일 8차 '철도기동미사일연대' 사격훈련의 일환으로 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기사를 이튿날 1면 하단에 실었다.

그 외 지난달 11~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와 28일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30일 새로 개발한 반항공미사일(지대공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은 이튿날 2면 상단에 각각 보도했다.

통상 노동신문 1면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공개활동 등 동향을 전하는 데 할애되고, 4차례 시험발사 모두 김 총비서가 참관하지 않은 군사 분야 일정이기는 하다.

하지만 '1호' 소식이 없을 때도 미사일 시험발사 기사는 1면이나 1면 머리기사에 배치되지 않았다.

15일 탄도미사일은 '당 결정은 하나를 집행하여도 모가 나게, 실속 있게 집행하여야 한다'는 기사에 밀려 1면 하단에 실렸다.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과학기술인재들을 아끼는 일꾼이 당에 충실한 일꾼이다'는 기사에, 극초음속 미사일은 최고인민회의 1일 회의 기사에, 지대공미사일은 논설에 밀려 2면에 배치됐다.

기사 내용도 대외를 향한 위협적인 언사나 정치적 메시지가 거의 없고, 시험발사와 새 무기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이는 올해 일련의 무기 개발이 지난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확정했다고 공개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북한의 주장과 관련지어 볼 수 있다.

국방력 강화가 누구를 공격하거나 위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 분야 계획처럼 국가 발전 방안의 하나로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14기 5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자위적 차원의 무기 개발을 이어가겠다면서도 "우리는 남조선을 도발할 목적도 이유도 없으며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모든 북한 주민들이 보는 매체인 노동신문에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지 않는 것은 주민들에게 국방력 강화가 당 정책 관철의 일환으로 계속 진행 중이라는 인상만 심어주려는 것일 수 있다.  

북한에서 정세 관련한 대외 메시지는 주민들이 보지 못하는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으로만 나왔다. 무력시위가 이어지던 지난달에는 김여정 당 부부장이 3차례 담화를,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이 남측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평가절하하는 입장을 공개했다.

민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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