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인터뷰서 "美, 北에 구체적인 것 상세히 설명해야"…종전선언 예시
미 당국자 "교착은 북한 때문, 구체적 제안 했으나 北 무응답"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외교부장관이 25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외교부장관이 25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면 회담에서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더 상세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30일(현지시간)자로 공개된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현 상태가 계속되면 북한의 미사일 능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북미대화의 오랜 교착 기간을 미사일과 핵 능력 강화에 이용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북미 대화의 주요 장애물이 두 가지 있다며 이는 북미 양측 간의 불신과 북한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스스로 시행한 고립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불신은 단칼에 해결될 수 없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구체적인 것"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며 그 예로 종전 선언을 들었다.

그러나 미국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구체적인 사항들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정 장관의 주장을 부인했다고 WP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현재 대화가 교착 상태인 것은 미국의 대화 제안에 응답하지 않은 북한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과의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모색하고 있으며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가 이런 제의를 하면서 구체적인 제안을 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카운터파트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잦은 만남이 한미 동맹이 일치한다는 의미라며 "우리는 서로 아주 솔직하고 완전히 합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WP는 지난달 28일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의 전술적인 차이가 보였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해당 미사일 발사에 도발 규정 없이 '유감'을 표명하는데 그친 반면,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것을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본다"면서 규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상 간의 대면 회담으로 고위급 회담을 대체하려 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실무진 간의 대화가 아니라 트럼프 전 행정부와 했던 것처럼 톱다운식 정상 외교를 시도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CNAS) 부연구위원은 WP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처럼 북한 협상단이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핵 문제를 논의하는 게 안 된다면 매우 문제가 될 것"이라며 "북한은 처음부터 정상회담을 강요할 게 아니라 협상가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협상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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