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불참 예측 깨고 정상적 참배
지난해 참석했던 김여정은 안보여…수행단은 축소한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여일만의 잠행을 깨고 모습을 드러냈다.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은 매해 해왔던 행보이나 코로나19에 따른 비상사태 속 등장이라 관심이 쏠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김정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1면에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행보는 지난달 25일 설 맞이 축하공연을 관람한 이후 22일 만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그 동안 일각에서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도 건너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전망이 나온 이유는 중국발 '코로나19' 방역에 북한이 전 국가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유입 차단과 방역을 위해 중앙비상방역지휘부를 컨트롤 타워로 국경을 봉쇄하는 등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이 시작되자 1월 중순 이후부터 경계 단계를 끌어올렸다. 이후 1월 말 부터는 중국 베이징 항공 노선의 운항을 중단시켰으며 입국한 외교관도 격리시켰다.

국경을 오가는 열차 운행도 중단시킨 북한은 공무원들의 출장도 제한한 상황이다. 관광이 외화벌이 수단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국경을 봉쇄한 것은 북한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 중 하나다.

북한이 이같이 코로나19 유입 차단에 사활을 거는데는 제재에 따른 경제난과도 연관이 깊다. 보건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한번 유입될 경우 방역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진단시약은 물론 치료제와 마스크 등 위생용품이 부족한 북한의 입장에서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게 가장 효과적인 방역 수단인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다수의 주민이나 간부를 접촉하는 공개행보 보다는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지켜보며, 때를 기다리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올해 광명성절이 정주년(5·10년 단위)이 아니라는 이유로 김정은 위원장이 참배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22일만에 공개행보에 나섬으로서 일각의 예측을 보기좋게 깼다. 다만, 이날 공개행보에는 전체 수행단의 규모를 축소한 정황도 나왔다. 노동신문은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만 호명했다.

지난해 사진과 비교해서도 정렬한 참배단의 인원이 확연히 줄은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지난해 참석했던 김여정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행보에 나선데에는 여러 분석이 나온다.

우선 코로나19 방역에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해오던 행보마저 못할 정도로 방역체계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반증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확진자 0명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각종 매체를 통해 내부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선전하고 있다.

평양 내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대북 소식통의 전언도 있었으나 북한은 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으며, 방역 체계가 정상 가동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 주민들을 상대로한 메시지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은 앞으로도 경제 행보에 집중하며 지역 공장 현지 시찰 등 통상적인 공개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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