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 대회서 발표한 계획 따라 무기 개발·시험 지속
정부 "종합·차분한 대응"…'도발' '유감' 수위조절 주목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일 “국방과학원이 9월 30일 새로 개발한 반항공미사일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사진=CNN캡처)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일 “국방과학원이 9월 30일 새로 개발한 반항공미사일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사진=CNN캡처)

북한이 이틀 만에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당 대회 때 천명한 국방력 증강 계획을 이행하는 북한에 정부도 대응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다가오는 당 창건일(10월10일) 등 주요 일정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전략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일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9월30일) 새로 개발한 반항공미사일(지대공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국방과학원은 30일 새로 개발한 반항공미사일의 종합적 전투성능과 함께 발사대, 탐지기, 전투종합지휘차의 운용 실용성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북한의 시험발사는 지난달 28일 국방과학원이 새로 개발했다는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시험 발사 이후 이틀 만이다.

올해 들어 진행한 시험발사는 총 7차례에 달하며 이 중 4번이 올 9월에 집중됐다. 특히 최근 무력시위는 남북 관계 개선과 대화 재개 기대감을 높인 뒤 찬물을 끼얹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 선언'에 대한 담화들로 대화 여지를 남기던 중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했고,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직접 10월 초 남북통신연락선 재개 의사를 밝힌 다음 날 반항공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북한의 냉온 전략에 정부는 차분한 대응을 하고 있다. 통일부는 '북한의 의도나 향후 대응은 예단하지 않고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분석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남한이 이중기준과 적대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북한의 조건도 정부의 절제된 반응을 이끄는 요인 중 하나다. 정부는 앞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도발 규정 없이 '유감'을 표명하는데 그쳤고, 그간 요구해 온 통신선 재개라는 북한의 '화답'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상황을 신중히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한이 자신들이 바라는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중기준 논리 위에 대화의 판을 짜고, 남한 정부의 대화 의지를 활용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북한은 남한을 도발할 목적도 이유도, 위해를 가할 생각도 없다는 김 총비서의 발언도 이러한 설명에 힘을 싣는다. 그는 동시에 "국가방위력 강화는 주권국가의 최우선 권리"라면서 자위적 차원의 무기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 총비서의 발언은 올해 진행된 무기 개발 및 각종 시험들이 1월 당 대회에서 밝힌 국방증강계획의 일환이라는 주장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에 속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은 앞으로 다탄두 개별유도기술, 고체연료 기반 미사일, 새 탱크, 각종 전자무기, 무인 타격 장비, 정찰 탐지수단, 군사 정찰위성, 초대형 핵탄두 등 당 대회 당시에서 거론한 무기들을 시험 또는 공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도발 규정 없이 유감 표명으로 수위를 조절하며 북한에 대한 '절제된 반응'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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