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불법 미사일 발사 규탄...새로운 능력 심각하게 받아들여"
北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해야 대화…행동으로 보여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북한과 미국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을 두고 충돌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부인하는데 대해 북한은 미국이 태도 변화 없이 적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새 미 행정부의 출현 이후 지난 8개월 간의 행적이 명백히 보여준 바와 같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것이 없다"며 "오히려 그 표현 형태와 수법은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기 위한 허울에 지나지 않으며 역대 미 행정부들이 추구해 온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는 2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적대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김정은 총비서의 연설에 대해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며 긍정적 반응을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 북한이 우리의 접촉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우리의 정책은 북한과 외교를 모색하고 외교에 열려있는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이라며 대북 외교가 미국과 동맹, 주둔 미군의 안전을 증진하는 실질적 진전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여전히 적대 정책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올초 1월 노동당 제8차 당대회에서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에 있다"며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100일만인 4월 30일(현지시간) 대북정책을 처음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에어포스원 기내 브리핑에서 대북정책 검토 마무리 사실을 확인한 뒤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면서 "일괄타결 달성에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정부식의 빅딜이 아닌 핵능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스몰딜을 지향하고 있으며,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과 다른 관여의 확대를 통한 실용주의를 지향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면서 샤키 대변인은 "우리의 정책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있고 (외교를) 모색하는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미국은 여러차례 북한과 대화를 위해 나섰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면서 ‘대조선 적대시’ 우려가 없다고 밝혀왔지만 실제 행동을 보인 적이 없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다.

이는 지난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의 연설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김 대사는 “미국이 행동으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용단을 보여준다면 우리도 언제든지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실제로 포기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진정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바란다면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우리를 겨냥한 합동군사연습과 각종 전략무기 투입을 영구 중지하는 것으로부터 대조선 적대시 정책 포기의 첫 걸음을 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에 있으며,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미국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불법 발사"라며 규탄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9일 “유엔 안보리의 여러 결의에 대한 위반으로 역내를 불안정하게 하고 주변국들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러한 미국의 태도를 '이중잣대'로 평가한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은 미국을 비롯해 한국 등 대다수 국가들도 실시하고 있고, 더욱이 자위 차원에서 하는 것인데 미국이 적대행위로 나온다는 비난이다.

미국과 북한의 상대국에 대한 입장차가 뚜렷하고 신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양국 간 대화는 오랜기간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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