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사흘 만에 발사체 발사
'신중한 정세 판단' 모드 이어 갈 듯…추가 발사 등 北 주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마중 나온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마중 나온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북한이 '종전선언'과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호응한지 사흘 만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정부가 북한의 의도 파악에 분주한 상황이다.

28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6시 40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

이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 간 상호존중이 유지되면 '정상회담'과 '종전선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등 남북 현안 논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담화를 내놓은지 사흘 만이다.

북한이 전향적인 대남메시지를 낸지 사흘 만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북한의 의도를 성급하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결과를 보고 받고 "최근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이며 면밀히 분석하여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후 북한의 동향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북한의 담화 발표 및 미사일 등 동향과 관련해서 북한의 의도나 향후 대응은 예단하지 않고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분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북한에서 개최 중일 것으로 알려진 '최고인민회의'에서 대남 또는 대미 메시지가 나올지도 신중하게 지켜볼 계획임을 밝혔다.

대외 메시지 외에도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적인 군사 도발 징후 등이 있을지도 지속적으로 주시할 예정이다.

합참은 이날 오전 "현재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측이 남측의 반응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김 부부장은 앞서 담화에서 북측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남측에서 도발로 규정한 것을 두고 '이중 기준'이라며 철회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미사일 발사 후 우리 정부의 반응에 따라 추가적인 북측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추후 우리 정부의 대응 전략이 어떻게 세워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임기 말 북측과의 대화와 협력 재개를 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묘수가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동안 우리 정부는 '신중한 정세 판단' 모드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그에 맞게 대응하되, 북한의 유화 대남 메시지에는 호응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쪽에 치우치는 대응보다는 두 부분 모두 아울러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면서 대응하겠다는 게 정부의 판단으로 읽힌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군 등을 대비 태세를 강화하면서 북측의 대화와 협력 등의 의사를 표현한 담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평가할 것은 평가한다"면서 두 부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 면밀한 분석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날 NSC 상임위원들은 한반도의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발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는데, 이 또한 한반도 군사적 고조에 대해서는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읽히는 부분이다.

앞서 정부는 김여정 담화와 관련해서는 "의미있게 평가한다"면서 긍정적으로 화답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5일에도 '철도기동미사일연대' 사격훈련의 일환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이날 발사를 포함하면 북한은 이달에만 총 3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셈이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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