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잠수함
미국 핵잠수함

미국이 한국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미 전문가들이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호주의 차이를 언급하며 한국은 기존 재래식 잠수함으로도 북한 억제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박동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과 영국, 호주가 지난 15일 3자 안보연합체인 ‘오커스’(AUKUS) 창설을 발표하고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 지원을 약속하면서, 한국도 미국으로부터 핵잠수함 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북한에 대한 억제력을 높이기 위해 핵잠수함 보유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 2017년 4월 대선 토론회에서 핵잠수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한 원자력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과 호주의 상황에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며 핵잠수함 기술이 한국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21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결정한 것은 미국 정책의 매우 극적인 변화라고 밝혔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 영국, 호주 3국 동맹을 언급하며 미국의 기술 이전 결정은 인도태평양 방어에 초점을 맞춘 전략 실행을 위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호주는 아시아 본토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호주가 기존의 잠수함과 달리 장거리 이동에 필요한 내구성을 갖춘 핵잠수함을 보유하는 것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반면 한국 해군은 주요 임무가 북한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이고 대부분의 전투가 한반도 주변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짧은 작전거리를 가진 재래식 잠수함을 통해 쉽게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한국이 핵잠수함 전력을 갖추는 것이 북한에 대한 억제에 특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재래식 잠수함으로도 해안 방어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연합사 작전 참모를 지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20일 VOA에, 한국이 핵잠수함을 갖는 것이 북한에 대한 억지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스웰 선임 연구원은 일부 사람들은 한국이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방위력 개발에 자원을 더 현명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중국에 대한 두려움과 북한의 공격 방어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안보 상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도태평양 방어에 중점을 둔 3국 동맹 작전에 참여하거나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핵잠수함을 개발하는 것이 한반도에서 전략적인 의미나 작전적인 의미가 없기 때문에 미국은 관련 기술을 한국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이 한국으로 이전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2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호주가 비확산 원칙 등 규제를 꽤 잘 준수해 왔다며, 미국은 호주가 핵잠수함에서 연료를 빼내 핵무기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잠수함 건조 기술이 매우 민감한 정보 사안인 만큼 언론에 유출되거나 중국과 러시아 등에 새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반면 북한에 초점을 맞춘 한국은 서태평양에서 작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핵잠수함 운용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다른 방어 역량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1일 VOA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핵잠수함 기술 이전과 관련해 한국과 호주를 다르게 대하는 것은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핸론 선임연구원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호주에 핵잠수함이 필요하다는 게 강력한 군사적 논리인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그런 것은 다른 나라들이 내릴 주권적 결정이지 미국이 그들을 위해 내릴 결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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