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새보수당·전진당 손잡고 '한목소리'…시민단체 "신당 취지 퇴색" 반발

중도·보수진영의 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에 참여하는 새로운보수당 오신환(왼쪽 부터), 자유한국당 송언석, 김상훈, 심재철, 새보수당 정병국 의원, 전진당 이종혁최고위원, 새보수당 지상욱 의원, 전진당 이아람 최고위원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임기관 합동회의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중도·보수진영의 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에 참여하는 새로운보수당 오신환(왼쪽 부터), 자유한국당 송언석, 김상훈, 심재철, 새보수당 정병국 의원, 전진당 이종혁최고위원, 새보수당 지상욱 의원, 전진당 이아람 최고위원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임기관 합동회의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범보수·중도 통합을 위한 신당 논의가 종결점을 향해가고 있다. 하지만 지도체제와 공천 문제 등 잠복된 변수가 남아 최종 신당의 모습은 아직 유동적이다.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은 14일 신설 합당을 위한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어 신당 명칭을 '미래통합당'으로 결정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회의 결과 이들 3개 원내 정당은 신설 합당을 통해 미래통합당을 만들기로 하고, 정강·정책과 당헌, 중앙당 소재지 등을 결정했다. 약칭은 '통합당'이다.

당 대 당 차원의 신설 합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신고서류 제출 등 정당법상 절차를 마친 상태이고, 이어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 소속 원외 정당과 시민단체 등이 통합당에 입당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17일 '통합전진대회'를 열고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당은 한국당의 지도체제가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심재철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 그리고 조경태·정미경·김광림·김순례·신보라 등 8명의 한국당 최고위원은 통합당 최고위원이 된다. 통합당 사무총장도 한국당 박완수 사무총장이 맡는다.

앞서 통준위는 14일 자유한국당의 지도부, 즉 최고위원 8인을 유지하면서 최고위원 4명을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준석 새보수당 최고위원 등 2명은 내정된 상태다.

분열됐던 중도·보수 진영이 '미래통합당' 깃발 아래 뭉치기로 했지만 벌써 '공천 지분 다툼'을 벌여 최종 목적지까지 순항할지 의문시되고 있다.

신당 지도체제에 대한 합의는 무난히 이뤄졌지만 신당 공천을 놓고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시민단체 간에 신경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당장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통준위는 신당의 공관위를 최대 13명으로 하기로 했다. 현재 9명인 한국당 공관위원들을 유지하고, 여기에 최대 4명을 덧붙이는 방식이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현재의 공관위 구성을 바꿀 수 없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전진당과 시민단체는 '김형오 공관위'를 확대·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시민단체 일각에선 한국당과 새보수당 간 '공천 지분'에 대한 물밑 교감이 있어 새보수당이 공관위원 증원에 반대한다는 말도 나온다.

급기야 시민단체 측은 이날 통준위 불참을 선언, 공관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민단체 측은 통준위 장기표 공동위원장과 일부 위원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변화와 혁신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이뤄내지 못한 준비위원들의 무능을 통감하며 통준위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통준위 소속 원외 정당과 시민단체 등이 통합당에 합류하는 수순이 꼬이게 됐다. 통준위 측은 합류 가능성이 있지만 시민단체 등은 불참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장기표 대표의 ‘국민의소리’ 관계자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물밑에서 손을 잡고 통합신당과 공천 작업을 하고 있다”며 “시민단체는 ‘들러리’ 세우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통합당은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변해야 하는데 기득권 지키는데 함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통합당 참여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상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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