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주말 충청권 경선 54.7% 득표…당원들, 본선 고려해 '될 사람' 기운듯
무료변론 공세 등 '네거티브 일관' 이낙연 전략 실패 분석도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인 이재명 후보가 첫 지역 경선지인 충청에서 과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조직력 싸움이라는 권리당원·전국대의원 투표에서 2위인 이낙연 후보를 더블스코어로 따돌리는 예상 밖의 성적으로, 경선 초반 '이재명 대세론' 기선잡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충청권의 당심이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쪽으로 쏠리면서 지난 대선 경선에서 비롯된 친문(親문재인) 진영과의 정서적 거리감도 무색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에서는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 캠프의 선거 전략 실패로 반사 이익을 가져갔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발표한 세종·충북 지역경선 대의원·권리당원·국민일반당원의 온라인·ARS·현장 투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투표수 1만2899표 중 7035표(54.54%)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전날(4일) 대전·충남 경선에서도 54.81%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이재명 후보는 세종·충북에서도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2위인 이낙연 후보(29.72%, 3834표)를 24.82%포인트(p) 격차로 따돌렸다.

충청권 합산 득표율은 54.72%로 이낙연 후보(28.19%)보다 26.53%p 높았다. 첫 충청대전에서 더블스코어에 근접한 승리를 챙겼다.

캠프의 조직력에 따라 좌우되는 권리당원·전국대의원 투표 특성상 지역 경선 시작 전에는 이재명 후보의 과반 득표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충청권 의원이 다수 포진된 이낙연·정세균 후보의 조직력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도 과반 득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하지만 결과는 이재명 후보의 압승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세종·충청 대의원 투표에서도 43.97%(204표)로 1위를 차지했고, 선거인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54.94%(6828표)로 위력을 발휘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투표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대전·충남에 이어 세종·충북까지 과반이 넘는 지지를 보내주셨다. 예상치보다 높은 지지율이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기대치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의 초반 압승에는 조직력보다 바람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후보가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1위를 유지해 온 만큼 당심 또한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대세론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후보도 이날 충북 청주시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충북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본선에서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전 지역에서, 전 연령대에서, 진보 중도 보수 모든 진영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 후보는 바로 저 이재명이 유일한 필승카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 캠프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다시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이재명 후보가 최종 후보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당원들이 한 게 아니겠냐"며 "투표장에 가면서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심과 민심이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충청권에서 접전을 예상했던 이낙연 후보는 예상 밖의 참패를 당했다. 대전·충남에서 더블스코어를 내준 만큼 세종·충북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따라붙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여전히 20%대 격차에 머물렀다.

패배의 원인으로는 이재명 후보를 향한 경기도 인사 특혜, 무료변론 의혹 등 네거티브 전략이 꼽힌다. 1위 주자를 향한 지나친 공세가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에서도 "우리 모두 검증의 마스크를 써야 한다. 후보를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검증의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면, 우리는 본선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만날 수 있다"고 이재명 후보를 저격했다.

채진원 경희대 교수는 충청권 경선 결과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잘했다기보다는 2·3위인 이낙연·정세균 후보가 상대적으로 못한 게 아닌가 싶다"며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50%를 넘지 않지만 당심에서 (1·2위 격차가) 20%p 이상 난 것은 견제 실패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통 논쟁, 인사 특혜, 무료변론 등 이낙연 후보의 선거 캠페인과 메시지 전략이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충청권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과반을 내준 이낙연 후보는 이후 경선지에서 서둘러 격차를 좁혀나가는 게 급선무가 됐다. 오는 12일 강원지역 순회경선 결과와 함께 발표되는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와 이후 진행되는 호남 경선(25~26일) 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선거 전략을 수정하냐는 질문에 "메시지나 정책을 어떻게 할 건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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