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현지지도에서 유일하게 '노 마스크'…호명 순서에는 변화
전문가 "서열 변화보다는 사업의 특성 따라 호명 순서 차이" 분석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보통강강안다락식주택구 건설사업을 현지지도하며 행정구역 명칭을 '경루동'이라고 할 것을 지시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사진 오른쪽 조용원 당 비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김 총비서를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보통강강안다락식주택구 건설사업을 현지지도하며 행정구역 명칭을 '경루동'이라고 할 것을 지시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사진 오른쪽 조용원 당 비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김 총비서를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최측근'인 조용원 당 비서의 입지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김 총비서의 보통강변 다락식주택구 건설 현장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며 동행한 간부들의 이름도 호명했다.

신문은 "현지에서 정상학 동지, 조용원 동지, 리히용 동지를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과 건설에 참가한 단위의 지휘관, 책임 일꾼들이 맞이했다"라고 전했는데, 조용원의 호명 순서가 두 번째인 것을 두고 그의 정치적 입지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공개행보 때 간부들의 호명 순서는 그들의 권력 서열을 엿볼 수 있는 하나의 잣대가 된다. 노동당의 중앙검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상학은 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정치국 위원으로, 정치국 상무위원인 조용원에 비해 서열이 낮다.

조용원은 지난 1월 당 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당 비서에 오른 뒤 김 총비서의 주요 공개활동에서 대부분 맨 앞에서 호명돼 왔다. 그랬던 그가 이날 북한 매체의 보도에서 호명 순서가 자신보다 서열이 낮은 간부 뒤로 밀린 것이다.

북한은 지난 6월 고위급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 인사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사업에서의 '무책임성'을 들어 역시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리병철이 상무위원직을 내놨다. 국방부 장관 격인 국방상이 교체되고 합동참모본부 의장 격인 박정천 총참모장은 계급이 강등됐다.

조용원은 당시 인사 대상이 아니었지만, 김 총비서가 지난달 말 이후 약 3주 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하는 자리에서 조용원의 호명 순서에 이상기류가 보이자 그 사이 고위 간부들에 대해 추가적인 인선이 단행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석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상학이 담당하는 당 중앙검사위원회가 당의 재정관리사업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이는 당의 주요 사업과 활동을 재정물질적으로 보장하고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즉 정상학이 김 총비서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보통강변 주택구 건설 사업에 비중 있는 역할을 맡고 있어 호명 순서가 우선시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조용원이 정상학 뒤에 호명된 것은 좌천이나 서열 변화라기 보다는 해당 주택단지 건설에 있어 중앙검사위가 검열이나 사업의 원활한 진행에 깊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조용원은 노동신문이 공개한 김 총비서의 현지지도 사진에서 '각별한' 지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줬다. 사진 속에 등장한 간부들 중 유일하게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그는 또 김 총비서의 바로 옆, 간부들 중 가장 앞에 서서 김 총비서를 수행했다. 이 같은 모습으로 봤을 때 그의 정치적 입지가 갑자기 '하락'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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