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 로이터=뉴스1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 로이터=뉴스1

미·중 양국이 26일 약 3개월 만에 다시 고위급 당국자 간 대면 회담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꽉 막힌 양국 관계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앞서 중국 CCTV 등 현지 언론은 지난 25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톈진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공항에 취재진이 몰리기도 했다. 회담은 톈진 빈하이 1호 호텔에서 열린다. 

셔먼 부장관의 이번 방중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취임 이후 미국 최고위급 인사의 첫 중국 공식 방문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셔먼 부장관은 26일 오전 중국의 미국 문제를 주관하는 셰평 외교부 부부장과 회담을 한 후 오후에는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 부장과 만난다. 

양국 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설을 비롯해,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대만·홍콩 문제, 무역 분쟁 등 해결하지 못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고위 당국자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두고 일단 양국이 대화의 장을 마련하려는 물밑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꼽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 또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지난 4월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셰전화 기후변화 특사와 만나 기후 변화 분야에서는 협력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하지만 각종 현안에서 갈등의 골이 무척 깊은 만큼 셔먼 부장관의 이번 방문이 즉각적으로 양국 관계 개선으로까지 가기는 어렵다는 게 미·중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셔먼 부장관과 셰펑 부부장, 왕이 부장은 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현 상황을 관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포석을 마련할 수 있느냐다.

셔먼 부장관과 왕이 부장이 양국 외교수장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 국원의 고위급 회담 등을 성사시킬 경우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도 거론될 전망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정례 기자회견에 북한과 관련해 양국은 어느 정도 일치된 이해관계가 있으며, 이를 모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셔먼 부장관은 지난 23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 일정을 소화한 후,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함께 생각하는 것은 분명 협력의 영역"이라며 북한 사안을 두고 미중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중) 우리가 북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중국은 분명 이에 대한 이해관계와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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