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먼 "北 호응 기대"…"한미 간 '퍼미션' 필요없어" 동맹 강조
셔먼, 정의용·이인영도 예방…국무부 "한미일 협력 중요성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처음 방한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35분간 진행된 접견에서 "셔먼 부장관은 요직을 두루 거친 베테랑 외교관"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귀환'을 강조했는데, 국무부의 토니 블링컨 장관과 셔먼 부장관 진용을 보면 '외교관의 귀환'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공조하기로 한 점을 상기하면서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셔먼 부장관은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대해 빨리 호응하기를 기대한다"며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국과 긴밀히 조율하길 바란다"고 했다.

셔먼 부장관은 25∼26일 중국 방문 기간 중국 정부와 대북정책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미동맹과 관련해 셔먼 부장관은 "한국에 오니 제2의 고향에 온 느낌"이라며 "한국은 미국의 본격적인 파트너이자 진정한 글로벌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특히 "K팝 스타인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가 세계적으로 인기"라며 "한국과 미국은 함께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퍼미션'(허가)이 필요 없다"며 양국의 동맹관계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귀국하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각별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답했다.

이 밖에 문 대통령은 한국이 상향된 온실가스 감축목표 발표를 준비 중이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유치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소개했고, 셔먼 부장관은 "한미가 글로벌 현안에서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양측은 구체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역내 및 세계에서 투명성과 인권, 법의 지배를 촉진하기 위한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셔먼 부장관은 문 대통령 접견에 이어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하며 남북·북미대화 재개와 한미동맹의 포괄적 발전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셔먼 부장관은 외교부 청사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고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 한반도 문제, 역내·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정 장관은 셔먼 부장관의 취임을 축하하며 한국 측과 긴밀히 소통·공조하면서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셔먼 부장관은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등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의 발전을 매우 중시하는 차원에서 방한했다며 앞으로도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측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해 각급에서 긴밀한 공조를 계속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위기에 따른 세계적 위협에 대응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에 저항하는 데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그는 오후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예방했다.

이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한미가 공동협력으로 대북관여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셔먼 부장관은 남북 간 대화·협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거듭 표명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셔먼 부장관은 최영준 통일부 차관과도 만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미 국무부와 통일부 간 소통·협력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그는 한국 청년들과 기후변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하고 용산 전쟁기념관에 들러 전사자명비에 헌화하고 묵념하는 일정도 소화했다. 만찬은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함께 한다.

일본을 거쳐 전날 한국에 도착한 셔먼 부장관은 23일 최 차관과 다시 만나 '제9차 한미외교차관 전략대화'를 한 뒤 오후에 다음 순방국인 몽골을 향해 떠난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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