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부터 현역·원외 인사까지…당 안팍서 '지원물결'
野 세력 균형 尹→崔 재조정 조짐…"보수층 지지세 몰릴 수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대권주자'로 본격 등판하면서 야권 대선지형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당 내외 세력이 최 전 원장을 중심으로 결집하면서, 입당 닷새 만에 '최재형 계파'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20일 야권에 따르면 최재형 캠프는 21일 최 전 원장의 대선 실무를 돕는 '국민의힘 지지인사 명단'을 발표한다. 명단에는 거물급 인사부터 현역 중진 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등이 대거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형 사람들'은 선수와 계파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현역 의원으로는 조해진·김미애·김용판·정경희·박대출·정희용 의원 등이 거론된다. 원외에서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천하람 전남 순천 당협위원장 등이 힘을 보탤 전망이다.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이 지난 15일 전격 입당한 이후 당내에서는 '최 전 원장을 돕자'는 분위기가 급속도로 퍼진 것으로 전해진다.

조해진 의원은 통화에서 "최 전 원장이 직접 도움을 요청해서 돕게 될 것 같다"며 "당내에서 최 전 원장에 대한 평가가 좋기 때문에 다들 도울 수 있으면 돕겠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당내에서 첫 공개 지지를 표명한 김용판 의원은 최 전 원장에게 정치인과 전문가를 소개하며 '물밑 조력자'를 자처하고 있다. 김 의원은 "캠프에 합류하겠지만 특별한 보직을 맡지 않고 할 수 있는 지원을 하려고 한다"이라며 "필요하면 기자회견이나 유튜브 출연도 할 생각"이라고 했다.

천하람 당협위원장도 통화에서 "캠프에서 합류 제안을 받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오는 22일 최 전 원장과 회동을 갖고 지원을 약속할 예정이다. 정 전 의장은 "최 전 원장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들어볼 생각"이라며 "무엇이든 다 도와줄 생각"이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한 직후부터 당내 의원 연락처를 올려놓고 일일이 전화를 돌리며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에는 목에 휴대용 선풍기를 걸고 직접 국회 본청 돌며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인사를 돌리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이 정계에 입문하자마자 지지율과 세력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 '집토끼 잡기'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 경륜이 많은 야권 인사들을 대거 포섭하면서 최대 약점인 '후발주자' 공백을 단숨에 메우게 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성인남녀 1013명에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설문한 결과, 최 전 원장은 5.6%로 4위를 기록했다. 범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30.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야권에서는 보수진영 지지세가 최 전 원장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에 지금 오갈 데 없는 지지층이 많은데, 그분들이 (최 전 원장에게) 옮겨갈 수 있다"며 "보수진영 전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인정하는 순간 지지율은 크게 오를 것"이라고 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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