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전 원장, 캠프 사무실 여의도 명당 '대하빌딩'…김대중·이명박·박근혜 배출
윤 전 총장, 광화문 명당 '이마빌딩'…기업 초창기 성공터, 정치인은 '글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가 있는 광화문 이마빌딩(왼쪽)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가 들어선 여의도 대하빌딩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가 있는 광화문 이마빌딩(왼쪽)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가 들어선 여의도 대하빌딩

보수야권 유력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캠프 사무실이 입점할 빌딩 계약을 모두 마무리했다.

국민의힘 입당을 두고 서로 다른 선택을 한 두 사람은 빌딩 계약에서도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정당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윤 전 총장은 여의도가 아닌 광화문으로 향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지난 2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이마빌딩에 캠프사무실을 차렸다고 밝혔다.

이마빌딩은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서 세종대로를 바라볼 때 왼쪽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뒤편에 위치한다.

조선시대 삼봉 정도전의 집이 있던 자리였지만 왕이 된 이방원이 이곳에 왕실 전용 마구간 사복시를 만든 것을 연유로 이름을 '이마'(利馬, 말을 이롭게 한다)로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터가 좋은 까닭에 초창기 기업들이 이곳에서 출발해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2002년 대선에서 이곳에 캠프를 차렸다가 아들 병역비리 문제가 불거지며 패배하는 등 정치권과의 인연이 좋지많은 않다.

18일 최 전 원장 측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대하빌딩에 캠프 주둔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 빌딩을 이른바 '명당'이라고 부른다. 1985년에 준공돼 지난 36년간 대통령 세 명, 서울시장 두 명을 배출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주변 명당이라고 일컬어지는 빌딩 중에 임대료가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지난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의 캠프 사무실이 이곳에 있었다. 김 후보는 40.3%의 득표율로 이회창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1.6%P 차이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와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이곳에 나란히 이 건물에 캠프를 차려 대권을 거머쥐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지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와 1998년 제2회 지방선거에 출마한 조순·고건 후보가 이곳에 캠프 사무실을 차려 당선된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권을 거머지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 하나까지 신경쓰는데 이른바 명당이라고 일컬어지는 빌딩에 누가 입점했느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며 "대하빌딩과 이마빌딩이 가진 역사를 살펴보면 차이가 있는데 이것이 현실이 될지, 아니면 이번은 반대로 나타날지가 제일 큰 관심사 아니겠나"고 말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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