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주자 입당·단일화로 설왕설래…최소 9월까지 이어질 듯
"때가 아냐" vs "귀곡천계"…경선플랫폼 설계 중요성 주목

대권주자 '풍년'을 맞은 국민의힘이 정작 당내 주자들은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빈곤'을 겪고 있다.

범야권에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이 벌써 20명에 가깝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여론과 당내 관심을 독차지하면서 당내 주자들을 위한 경선 플랫폼 설계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권영세 인재영입위원장을 중심으로 외부 주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에 이어 전날(14일) 최 전 원장과 만나 조속한 입당을 권유했다.

범야권 대선 플랫폼을 조성하려는 국민의힘은 외부 주자들을 영입해 지지세를 결집하는 것이 정권교체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인식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추석(9월21일) 전까지 예비후보를 8명으로 추려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즉 외부 주자들이 입당을 한다면 앞으로 최소 두 달여 동안, 입당이 늦어진다면 기약없이 지금과 같은 '주자 난립' 상황이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당내 주자들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다는 점이다.

홍준표 의원이 복당한 뒤 10%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일찍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던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등은 다수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한자릿수 지지율에 갇혀있다.

지금 상황에서 당내 주자들이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외부 주자들을 옹호 혹은 비판하는, 수위 높은 발언을 해야한다는 씁쓸한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면서도 뾰족한 대안이 없어 난처한 분위기다. 의도적으로 당내 주자들을 띄우는 것은 외부 주자들의 입당 문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후보가 6명으로 추려진 데 비해 우리는 계속 새 주자들이 손 들고 나오는 아주 역동적인 상황이다. 나쁘지 않다"며 "당내 훌륭한 주자들이 빛을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지금은 윤석열·최재형 입당을 위해 잠시 뒤에 물러나있다고 볼 수 있지 않나"라고 분석했다.

반면 다른 중진 의원은 "귀곡천계(고니는 귀히여기고 닭은 천히 여김)라는 표현이 있다. 고니는 아무것도 안 해주지만 아주 가끔 나타나니까 귀해보이고 닭은 달걀도 주고 고기도 주는데 가까이 있다고 소중함을 모르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이 실수를 범해왔다"고 지적했다.

결국 현실적으로 예비경선과 본경선을 거치면서 모든 주자가 역량을 펼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 설계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민주당 예비경선 컷오프가 진행된 뒤 이전까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밀려 존재감이 작아졌던 이낙연 전 대표가 지지율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지만 윤 전 총장을 앞선 결과가 나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오차범위 밖에서 윤 전 총장을 크게 앞섰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강조했던 '미스트롯식 경선'을 당이 구현해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당시 주 원내대표는 많은 후보가 흥미로운 경선을 벌이되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경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상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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