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 등 주요 기업, 친환경차 도입 속도
"탄소배출 줄이고, ESG 경영에도 부합"…친환경차 도입 늘어날 듯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업무용 차량을 내연기관차에서 무공해차로 전환하기로 했다. 보유·임차 차량에 협력사 차량까지 모두 2800대에 달하는 규모다. 무공해차로 전환되면 연간 6200t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게 된다. 나무 약 78만 그루를 심은 것과 마찬가지 효과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부와 기업의 친환경차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5만1085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만7697대)보다 35.5%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하이브리드가 3만986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전기차는 1만56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8329대)보다 88.3% 늘었다. 수소전기차도 4416대 판매했다.

기아도 올해 상반기 친환경차를 4만3350대 판매했다. 하이브리드가 3만4487대이며, 전기차는 8863대였다. 특히 전기차 EV6가 양산에 돌입하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친환경차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판매된 수입차 14만7757대 중 친환경차는 4만9671대에 달했다. 점유율에서는 전체 수입차의 33.6%를 차지한다.

이중 상당수가 정부와 지자체, 기업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삼성전자와 금융권을 비롯한 기업들의 친환경차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정부는 올해 초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K-EV100) 프로젝트를 통해 공공기관이 올해 신규 도입 차량의 80% 이상을 전기·수소차로 선택하게 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SK이노베이션, 포스코, 한화솔루션, KT&G 등 22개 제조기업과 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 5개 금융기업 등도 2030년까지 보유차량 100%를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여기에 23개 렌트·리스업체, 59개 물류·운수업체도 동참했다.

이외에 롯데푸드, 동아쏘시오홀딩스, 세븐일레븐도 친환경차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기업들이 친환경차 도입에 나선 것은 ESG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운행량이 많고 탄소배출이 많은 운송업무용 차량을 친환경차로 바꾸는 것 자체가 ESG 경영에 부합한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친환경차 도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그린뉴딜과 탄소중립을 강조하고 있고, ESG 경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정부기관이나 기업들이 친환경 차량을 관용 또는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차량 구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은 해소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수소차는 1만2439대로 전 세계 수소차의 33%를 차지해 1위에 올랐지만, 충전기 1기당 차량대수는180대로 나타나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충전인프라가 미흡했다.

업계는 충전 인프라가 늘어나야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앞서 권은경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실장은 "현재 운영비측면에선 전기동력차가 우위에 있지만, 충전 편의성이 미흡한 것이 문제"라며 "정부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친환경차 확대를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구축이 핵심"이라며 "정부는 물론 자동차 업체들도 충전소 확대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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