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계' 이 대표, 보는 눈 많아…특정 후보 유리한 환경 조성 못할 것"
윤석열 입당·홍준표 복당 수월 분석…李 '공정한 대선관리' 수차례 강조

3일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국민의힘
3일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국민의힘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로 30대의 이준석 후보가 선출되면서 내년 대선에 출마할 보수야권의 주자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정치권은 이 대표의 등장이 특정 주자의 대권 가도에 유불리로 작용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보수야권 대권주자로는 당내에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밖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무소속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최재형 감사원장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등장이 유 전 의원에게 특히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 대표가 과거 유 전 의원이 창당한 바른정당과 함께했고 지난해 총선 전 보수야권이 통합하기 전까지 바른미래당에 있으면서 유 전 의원이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정치권 인사 중 상당수가 바른정당 출신 인사인 점도 이 같은 분석의 근거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경선 과정에서 나경원 후보는 이 대표의 당선이 대선 경선을 관리해야 하는 데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공세를 취했다. '유승민계'인 이 대표로 인해 경선 관리의 공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특정 주자에게 편파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기란 어렵다고 본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유 전 의원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보는 눈이 많은 것이다"라며 "이 대표가 더욱 조심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내 유승민계 인사도 "유승민계가 있는 지도 모르지만 이 대표가 되면서 그런 사람으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은 모두 2선으로 후퇴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것이 이 대표를 돕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보다 수월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 대표의 선출로 당이 보다 역동적이고 쇄신하는 이미지를 가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의 '돌풍'으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으로 당 지지율이 40%대를 돌파했다. 이 대표의 쇄신책이 국민의 공감을 받아 지지율이 더 올라간다면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홍 의원과 안 대표의 대권행보도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대표는 후보 시절 홍 의원의 복당과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안 대표의 자택과 제 집의 거리는 1km 남짓으로 같은 상계동 주민이다"라며 "당 대표가 된다면 안 대표 자택과 저희 집 사이에 있는 동네 명소에서 제가 차 한잔 모시며 허심탄회하게 합당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후보 시절 공정한 대선 관리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 당은 역량 있는 정당이다"라며 "많은 대선 주자들이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 하고 우리 당원들은 새로 당에 들어오는 모든 당원들에게 당의 가치와 정책을 공유하고 서로 아끼고 지켜줄 의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누구인지를 막론하고 지켜야 할 대원칙이다. 우리 당 버스에 올라타는 분들 안전하고 안락하게 모시겠다"고 적었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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