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이재용 사면' 건의에 문 대통령 "고충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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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이재용 사면' 건의에 문 대통령 "고충 이해한다"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1.06.02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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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사면 건의…문 대통령 "국민 중에도 공감 많아"
재계 "대통령 입장 최선의 발언과 함께 하겠단 진정성 느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네번째), 구광모 LG 그룹 회장(왼쪽),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에서 앞서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네번째), 구광모 LG 그룹 회장(왼쪽),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에서 앞서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일 4대 그룹 대표들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관련한 의견을 들은 뒤 "고충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대표들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건의에 이같이 말했다.

재계에서는 '고충을 이해한다"' 언급은 대통령 입장에서 할 수있는 최선의 발언이라며 이르면 오는 8월15일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배석한 문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내용을 고려해달라"고 건의했다.

최 회장이 말한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내용'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청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과 함께 5개 경제단체장 명의로 청와대에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최 회장의 발언 뒤 김기남 부회장이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중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SK·LG에선 모두 총수들이 참석했지만, 재계 1위 삼성에선 이재용 부회장이 구치소에 수감 중인 상태라 부득이하게 대표이사인 김 부회장이 배석했다.

김 부회장 발언에 이어서는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2~3년이 중요하다"라는 말도 더해졌다. 이 발언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또는 구광모 LG 대표 둘 중 1명이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재계 총수들의 이 같은 발언을 경청한 뒤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확인했다"며 "이에 최태원 회장이 '이 부회장의 사면을 뜻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요청에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면서 "국민 중에서도 공감하는 분들이 많고 지금 경제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에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전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때도 국민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고 말했는데, 두루두루 의견을 듣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날 오찬은 지난달 21일(미국 현지시간)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첫 대면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4대 그룹이 역할을 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마련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참석한 재계 인사들이 '격의 없는 자리를 마련해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로부터 빠르게 회복하는데 4대 그룹 역할이 컸다"며 "한미 회담 성과는 그 어느 때보다 풍부했다. 지금까지 미국과 수혜적관계였다면 지금은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첨단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에 도움을 주는 동반자 관계가 됐고, 그 과정에서 4대 그룹 기여가 컸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탄소중립도 4대 그룹과 함께 가야하고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경영에 앞장서줘 감사하다"고도 했다.

이에 김기남 부회장은 "한미 정상회담으로 뿌듯했다"며 "삼성은 미국에 파운드리(수탁생산)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이번 방미로 삼성의 대미협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공장 지어 일자리를 외국에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제2의 공장부지는 국내에 있다.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정부와 (경제) 회복 및 도약을 함께 하겠다"며 "탄소중립은 현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최태원 회장은 "한미회담 결과는 역대 최고로 워싱턴에 남아서 현지 반응을 들었는데 경제활성화를 모색하는 미국 바이든 정부가 고마워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구광모 대표는 "3년째 회장을 맡고 있는데 예측할 수 없는 위기가 다가왔지만 정부가 기업의 의견을 듣고 대처해줘 감사하다"며 "이번 방미로 미국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사업할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4대 기업 대표 중 최태원 회장과 김기남 부회장은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열린 양국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참석 기업인들을 일으켜 세운 뒤 "생큐(Thank you)"라는 감사의 말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한미 양국 정상은 회담을 통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의약품, 차세대이동통신(6G) 등 첨단 제조업 분야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날 오찬 간담회는 양국 정상회담 합의 내용 이행을 위한 후속 협력을 논의하려는 성격도 있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급 대표들과 별도의 오찬 간담회를 가진 건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인사들은 이번 간담회에 대해 '기업인과 함께하려는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이며 한껏 고무돼 있다.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은 "오늘 문 대통령의 언급 내용과 행동들을 보면서 정말 기업인과 함께하려는 진정성이 느껴졌다"라며 "사면과 관련해 '고충을 이해한다'라는 말도 대통령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인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대기업 임원은 "반(反)기업 정서를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는 자리가 된 것 같다"며 "이번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 회동이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기업인은 "이번 오찬 간담회가 이벤트성이 되지 않으려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원정책이 후속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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