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8∼9명의 대권 레이스…이재명 독주, 反이재명 합종연횡 주목
야권 국민의힘 대권주자 무기력…윤석열 중도신당 창장, 김동연 변수도

1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모 전시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독자제공)
1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모 전시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독자제공)

내년 3월 9일로 예정된 차기 대통령선거가 10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 여야 대권주자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댜불어민주당은 대권구도가 8∼9명의 레이스로 정리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 반이재명' 양상을 띠고 있다. 반면 야권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이 전혀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 재야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우뚝 서있고, 최근에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8∼9명 '이재명vs 反이재명' 구도

더불어민주당은 8∼9명의 대권주자가 거론되는 가운데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反이재명' 주자들이 경쟁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민주당의 대권구도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가 '빅3'를 형성한 가운데 박용진 의원과 양승조 충남지사가 출마를 선언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출마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재 의원과 김두관 의원도 사실상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상태로, 늦어도 내달에는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고심이 길어지고 있으나 주변에서는 불출마 쪽으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때 잠재적인 주자로 분류됐던 김경수 경남지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거듭 불출마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결국 5~6명의 주자가 '빅3' 아성에 도전하는 구도인 셈이다. 이재명 지사가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추격그룹의 연합전선이 변수다. '이재명 대 반이재명' 구도가 만들어진다면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당헌·당규에 따라 6월말로 예상되는 예비경선(컷오프)이 합종연횡의 첫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컷오프로 6명의 후보로 압축되면 유의미한 연대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미 주요 이슈를 중심으로 이재명 지사를 협공하는 흐름이다. 이광재 의원과 김두관 의원은 각각 '참여소득', '기본자산제' 구상을 제시하며 이재명표 기본소득과 차별화하고 있다.

친문계에서 먼저 꺼내들었던 '경선 연기론'과 관련해서도 김두관 박용진 이광재 의원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경선 흥행이라는 측면에서도 대등한 구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권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우리도 '원팀'으로 가는 과정을 잘 만들어야 한다"며 "앞으로 여러 합종연횡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대권주자는 7龍…윤석열·김동연 주목

야권의 대권주자는 제1 야당인 국민의힘과 당밖 잠룡까지 포함해 7명 가량이 거론된다. 7명 주자는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를 비롯해 '장외 최대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무소속 홍준표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가리킨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회의에서 이들 7명의 이름을 차례대로 부르며 "반문(반문재인) 그 이상의 대통합"을 주장하기도 했다.

야권은 제1 야당인 국민의힘에 경쟁력 있는 대권주자가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지지율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고 국민의힘 잠룡들의 지지율은 낮은 한자릿 수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이런 현상이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때문에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의 영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은 전혀 반응하지 않고, 오히려 제3지대에서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전 부총리가 주목받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별의 순간은 제대로 포착해야 한다"고 윤 전 총장을 재촉하는 동시에 "마크롱이 시도했던 행보를 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김 전 부총리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 영입이 불확실한 만큼 여권에서도 영입하려는 김 전 부총리를 입당시켜 경쟁력 있는 대권주자로 밀어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공직자지만 윤 전 총장보다 강성 이미지는 덜하다는 점에서 소위 '순한 윤석열'이라 불리는 최재형 원장을 거명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깃발을 드는 중도세력 중심의 신당이 출범할 경우 국민의힘이 와해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에 경쟁력 있는 대권주자가 부재한데다 대선의 키를 쥐고있는 캐스팅보터가 중도세력이란 점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대거 '윤석열 신당'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김 전 부총리가 윤 전 총장과 손을 잡는 경우처럼 중도진영이 제3지대 신당에서 결집할 경우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야권 전체가 쏠릴 수 있다.  

실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윤 전 총장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정권교체'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윤 전 총장이 중도신당의 마중물에 머물 수 있다는 것으로 그의 행보는 대선 국면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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