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후 발표…"북한과 만남전 비핵화 약속 있어야"

성김 대북특별대표
성김 대북특별대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성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을 대북특별대표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대북특별대표는 전임인 스티브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1월 퇴임한 이후 공석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김 대행을 "정책에서 깊은 전문성을 지닌 외교관"이라며 그의 임명 사실을 알렸다. 

김 대사는 지난 3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한 때 동행해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공조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긴장을 완화할 실용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해 두 나라(한미)는 북한과 외교적으로 교류할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지난 4번의 미국 행정부를 거치는 동안 해결할 수 없었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목표"라고 인정했다.

또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만날 순 있지만 북핵과 관련된 것이어야 하며, 만나기 전에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듯 "최근에 행해졌던 방식대로는 하지 않겠다"며 "김 위원장과 만나 그에게 국제 무대에서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 김 신임 대북특별대표는 누구?>

성 김(61)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자타공인 '북핵통'이다.

조지 W. 부시·버락 오바마·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대북외교에 깊이 관여해온 김 대행이 실용적 대북 접근에 중점을 두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과의 장기 교착을 타개할 방안을 모색해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사로 재직하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으로 일해온 김 대행은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누구보다 깊게 관여해온 인사다.

2008년 7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냈고 이어 2014년 10월까지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했다. 이어 2016년 11월까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맡다가 필리핀 대사로 옮겼다. 부시 전 행정부와 오바마 전 행정부를 거치며 미국의 대북정책을 실무차원에서 총괄해온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외교를 벌일 때도 김 대행의 역할이 컸다. 필리핀 대사로 재직하면서도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전날까지 최선희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과 합의문을 조율하는 등 북미대화의 진척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실상 미 행정부 대북정책 역사 및 북한의 협상패턴을 꿰뚫고 있는 인사이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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