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불가리스 사태] 홍원식 회장 사퇴…경영 쇄신책 없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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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불가리스 사태] 홍원식 회장 사퇴…경영 쇄신책 없어 논란
  • 임인영 기자
  • 승인 2021.05.05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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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불가리스에 도덕성 논란까지 최대 위기
"가족 중심 폐쇄적 지배구조 탈피해 투명성 높여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홍원식 회장이 4일 유제품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와 함께 경영권 세습 포기를 선언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인체 대상의 연구가 아니어서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불가리스 효과를 과장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또다시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남양유업이 1964년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하자 악화한 여론을 달래기 위해 홍원식 회장이 물러나는 초강수를 뒀지만 여론은 싸늘하다.된다.  '불가리스 사태'가 불거진 지 21일 만에 뒤늦게 수습에 나선데다 남양유업 자체의 살을 깍는 대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가 발생해 소비자 불매 운동이 벌어졌고, 이후 매출이 꾸준히 하락해 국내 우유 업계 2위 자리를 매일유업에 넘겨줬다.

불가리스 파문을 비롯해 잊을 만하면 생기는 논란으로 남양유업에 대한 여론은 차갑다. 홍 회장은 지난해 초에는 홍보대행사에 경쟁업체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과 댓글을 지속해서 게시하게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홍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경영 쇄신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지분을 매각한 것도 아니고 쇼다", "사장 일가가 완전 사퇴하지 않고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이상 의미 없다" 등과 같은 싸늘한 반응도 나왔다.

남양유업 사태를 놓고 우리나라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폐쇄적 가족 경영의 단면이라는 지적도 있다. 작년 말 기준 현재 남양유업의 지분 구조를 보면 최대주주는 홍 회장으로 51.68%를 보유하고 있고, 홍 회장의 부인과 동생 등 일가 주식을 합하면 53.08%에 이른다.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와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다.

남양유업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려면 폐쇄적 지배구조 구조에서 탈피해 경영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남양유업 쇄신을 위해서는 이사회 정비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내이사 가운데 3명이 홍 회장, 홍 회장의 모친 지송죽 씨, 홍 회장의 아들 홍진석 상무다. 여기에 나머지 1명은 이광범 대표여서 이사회의 3분의 2가 홍 회장의 사람으로 채워진 셈이다.

남양유업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홍 회장 일가의 지분을 낮추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식에 무리하게 회사를 물려주려고 하다가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후속 조치를 논의할 방침이다. 사의를 표명한 이광범 대표는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가 선임될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은 눈물을 흘리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것을 물론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향후 경영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아직 이사회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인영 기자 liym2@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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