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남양맨 홍원식 회장 결국 사임…갑질·황하나 사태 버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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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 남양맨 홍원식 회장 결국 사임…갑질·황하나 사태 버텼지만
  • 뉴스1
  • 승인 2021.05.0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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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스 사태' 국민 분노·수사압박에 '백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불가리스 사태'의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내려놨다. 회장직 수행 18년만이다.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와 2019년 외조카 황하나 논란, 지난해 댓글 조작 등의 사건이 이어지면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더이상 버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절박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불가리스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또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회장 취임 10년만에 '갑질 논란'…불매에도 직접 나서진 않아

'잘 나가던' 남양유업의 실적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건 2019년 이른바 '대리점 갑질 사태'가 터지면서다.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했다는 의혹에 이어 영업직원의 욕설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다. '떡값'이라고 불리는 리베이트 정황까지 나오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김웅 당시 대표는 서울 중구 브라운스톤 LW컨벤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현장의 밀어내기 등 잘못된 관행을 인정한다"며 "환골탈태 자세로 인성교육 시스템과 영업환경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해 사태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당시 홍 회장은 직접 앞에 나서지 않았다. 

◇외조카 황하나씨 논란에 기업이미지 2차 타격

2019년엔 창업주 외조카 황하나씨(33)의 마약 범죄 혐의로 남양유업이 진통을 겪었다. 황씨가 남양유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지만 '남양유업 외손녀'로 알려지면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남양유업 측은 당시 입장문을 내고 "황씨 개인의 일탈행위가 법인인 회사와 관련 종사자(대리점주, 낙농가, 판매처)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회사명 언급을 자제해달라"고 사태를 진화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홍 회장은 입장문만 발표했다. 

이밖에도 남양유업은 지난해엔 홍보대행사까지 써서 경쟁사 매일유업 등을 향해 '우유에서 쇠맛이 난다', '우유 생산 목장 반경 4㎞에 원전(원자력발전소)이 있다'는 등 비방 댓글을 달아 문제가 됐다. 앞서 2009년과 2013년에도 경쟁사 비방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미루던 사과, 불명예 퇴진 기자회견에서 한번에…싸늘한 여론

홍 회장은 결국 최근 논란이 된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동안 여러 차례 문제가 있었지만 오너로서 책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여론은 그 어느 때보다 싸늘했다. 

특히 전국민이 코로나19로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돈벌이에 이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여론은 돌이키기 힘든 상황까지 치달았다. 

여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고발(식품표시광고법 위반)과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한 영업정지 2개월 등 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홍 회장도 뒤늦은 감이 있지만 자신의 잘못을 사과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밀어내기 사건과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후회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달 LW컨벤션에서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열고,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최종 단계인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불가리스를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남양유업은 지난달 16일 1차 사과문을 냈다. "해당 실험이 인체 임상실험이 아닌 세포 단계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돌아선 여론은 돌아오지 않았다.

한편 홍 회장은 1950년 6월12일 서울에서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74년 기획실 부장으로 입사, 1977년 남양유업 이사에 오르며 경영에 참여했으며 1988년부터 1990년까지 부사장을 지냈다. 1990년부터 2003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으며 2003년 회장에 올라 현재까지 남양유업을 이끌었다.(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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