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재계, 종교계 등 '이재용 사면' 전방위로…여권 댗페로 부정적
靑 "아직 시기상조"…정보통 "이재용 사면은 시기만 남았을 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건의가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경재게와 종교계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하고 나섰다. 그러나 청와대와 일부 정치권에서는 신중하거나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재계, 종교계 '이재용 사면' 한 목소리

이재용 부회장사면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경재계이다. 펜대믹으로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의 수장이 구금돼 있는 것은 경재계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27일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5개 단체 명의로 청와대 소관부서에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

경제5단체는 건의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화가 가속하면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도 새로운 위기와 도전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산업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에 과감한 사업적 판단을 위해선 기업 총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며 “기업의 잘못된 관행과 일탈은 엄격한 잣대로 꾸짖어야 함이 마땅하지만 기업의 본분이 투자와 고용 창출로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고 본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종교계도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하고 나섰다. 국내 7대 종교 지도자들의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는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종지협은 청원서에서 "이 부회장의 양형은 법치주의의 중요성과 대한민국의 최고 경영자가 얼마나 큰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대한민국의 성장과 국익을 위해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 진심으로 참회할 기회를 달라"고 밝혔다.

청원서에는 종지협 공동대표의장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유교 성균관 손진우 관장, 천도교 송범두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회장이 참여했다. 

◇ 정치권, '이재용 사면'에 엇갈린 입장…靑 "현재 검토계획 없어"

청치권에서는 이 부회장 사면을 놓고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권이 대체적으로 이 부회장 사면을 주장하는 반면, 여권은 부정적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서 이 부회장 사면 주장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은 4일 BBS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 부회장의 사면 논의와 관련해 "반도체 수급 상황, 미국에 대한 투자 등을 봤을 때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필요성이 조금 있는 정도가 아니고 아주 강력히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4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이 부회장 등의 사면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사면권 행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대통령께서 정치권과 국민의 뜻을 헤아려 판단하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총리로 임명된다면 경제계와 시민단체, 정치권 등에서 여러 의견을 듣고 대통령께 전달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4일 이 부회장의 사면 건의 여부와 관련해 "사면권자의 고유 권한이라 제가 먼저 건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4일 이 부회장 사면론과 관련해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 말씀을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필요한 검토를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칙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지난달 21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 사면 가능성에 대해 “특별사면은 국민적 공감대가 없으면 쉽지 않다”라며 “지금은 그런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일뿐 공감대가 마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지난달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면 문제는 제가 판단할 사안이 아닌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엄정한 법 집행을 담당하는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이재용 사면을) 고려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4일 여권 일각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현재로선 검토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7일 경제 5단체장이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건의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현재까지는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로선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특히 실질적인 사면권을 쥐고 있는 청와대가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것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둘러싼 국내외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국제적 인사는 "이 부회장은 결국 사면될 것이다. 이 부회장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부(國富)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국가적으로 위험해질 수 있는 사안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여당과 청와대가 이 부회장 사면에 반대하는 모양새이지만 나중엔 국민 여론과 국가 경제를 고려해 사면하는 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박소연 기자 p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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