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대북정책 '외교적 해결' 강조…북한 나서줄 것 기대
美 "대북 적대정책 목표 아니다"…'"행동'으로 보여야 北 나설 것"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G7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 외곽의 스텐스테드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G7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 외곽의 스텐스테드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미국이 지난달 30일 새 대북정책이 수립됐다는 사실을 밝힌 가운데 군사적 위협이나 압박 대신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제시한 대북 해법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美 대북 문제 해법으로 '외교적 해결' 강조…北 관여 기대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3일(현지시간) 도미닉 랍 영국 외무장관과 진행한 공동 화상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위해 외교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이 외교적인 기회를 잡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 살펴보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일, 수개월 내에 실제로 실제로 어떤 행동을 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민주당을 포함한 역대 정권이 북한과의 목표 달성에 실패했음을 인정하면서 "우리는 '잘 조정된 실용적 접근법'이라고 부르는 정책을 마련했다"며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으며 이를 탐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키 대변인 역시 2일(현지시간) "지난 4개 행정부의 노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분명한 이해가 있다"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용적이고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정책은 일괄타결(grand bargain) 달성에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고,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정책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있고, 이를 모색하는 세심하게 조정된 실질적 접근법(calibrated practical approach)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정부가 제시한 외교적, 단계적 해법에 북한이 관여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것을 결정하는 것은 북한에 달렸다"고 말했다.

◇美 대북 적대정책 후퇴는 北에 긍정적…구체적 카드 나와야 北 반응

블링컨 장관이 대북 문제 해법으로 '외교적 방식'을 밝힌 같은 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의 대북 정책은 적대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해결을 목표로 한 것이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궁극적으로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 중 '대북 정책은 적대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한 부분은 북한이 2019년 '하노이 오딜' 이후 미국에 일관되게 요구한 '적대정책 철회'와 부합하는 것이어서 북한의 반응에 따라 북미관계의 변화도 예상된다. 

설리반 보좌관의 발언은 사키 대변인이 미국의 대북정책이 '외교'에 방점이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나 블링컨 장관이 북한에게 외교적 행동에 나서줄 것을 요구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미국이 북핵 문제를 무력이 아닌 외교적 방법으로 풀어가겠다는 것은 북한의 핵에 대한 완고한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이나 미국의 대북 정보 관계자 등에 따르면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현재 진행중이거나 앞으로 개발할 핵은 양보할 수 있지만 현재의 보유핵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반도통합연구소 장석중 고문은 "북한은 미국의 군사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90년대 '고난의 행군기' 중에도 핵을 보유히려고 했다"면서 "그럴게 개발한 핵을 북한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고문은 "핵에 관한 북한의 기본 입장은 절대 변할 수 없기에 유엔에서 다룰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아무리 강한 압박을 해도 북한 핵만큼은 건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이 북핵 문제에 '외교적 방식'을 택한 것은 현실적인 선택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미국이 제시한 방안에 북한이 어떻게 나올 지는 미지수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이 외교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했지만, 북한에 제시했거나 제시할 방안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북미 간에 물밑 교류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의 대북 카드가 보다 구체적일 때 북한이 '행동'으로 나올 것이 예상된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