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북정책 검토' 완성 시점에 대미 경고…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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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북정책 검토' 완성 시점에 대미 경고…속내는?
  • 뉴스1
  • 승인 2021.05.0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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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성 미국 국장·대변인 명의 담화 발표하며 거센 반발
"적대시정책 철회 주목한 북한, '강화됐다' 판단한 듯"

북한이 강경한 경고의 뜻을 담은 대미 담화 2건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 재검토를 마무리했다고 발표한 시점에 맞춰 대미 비난 메시지를 내면서 존재감을 상기시키고 향후 대응에 대한 명분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와 관련해 지난 3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강력 경고하는 한편, 재검토 결과 발표에 앞서 '적대시 철회'를 분명히 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북한은 2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과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된 담화 2건을 발표했다. 권 국장 명의 담화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연설에서 언급한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해,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는 자국 인권상황을 지적한 미 국무부 대변인 성명에 대해 각각 반발했다.

권 국장은 북한을 '미국과 세계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단히 큰 실수"라며 미국이 계속해 "냉전시대의 시각과 관점에서 시대적으로 낡고 뒤떨어진 정책"으로 북미 관계를 다루려 한다면 더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주장하는 '외교'는 "적대행위를 가리기 위한 허울 좋은 간판"이라고 규정했다.

외무성 대변인도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제기한 미국의 성명에 대해 "사상과 제도를 말살하기 위하여 꾸며낸 정치적 모략"이라며 인권 유린이라고 "매도하다 못해 최고존엄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행동은 '전면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라며 "우리가 미국의 새 정권을 어떻게 상대해주어야 하겠는가에 대한 명백한 답변을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美대북정책재검토 '적대시정책 철회 요구'에 미흡 불만…도발 가능성↑

이번 북한의 담화는 미국이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한 "우리의 정책은 외교에 열려있고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이라는 미국의 '큰 틀'이 북한 입장에선 미흡해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을 향해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면서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하겠다고 거듭 밝혀왔다.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진행 중이던 지난 3월에도 "이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당시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한 미국에 대해 "시작부터 재미없는 짓들만 골라한다" "첫 시작을 잘못 뗐다"면서도 "한번이라도 마주앉을것을 고대한다면 몹쓸 버릇부터 고치고 시작부터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적대시 정책을 정책을 계속 추구하면 자신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잘 생각해보라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검토가 마무리됐다는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없어 보이고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가 자신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자 '강대강' 대응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세우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완료 보도가 나온 직후 북한의 대미·대남 담화를 쏟아냈다는 것은 이미 예상하고 기다렸다는 것"이라며 "혹시나 하는 기대감보다 자신들의 길, 조치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명분을 찾기위해 미국과 남쪽에서 먼저 빌미를 제공할 것을 기다렸다고 있었다고 본다. 기술적으로 준비가 되었다면 곧 새로운 무기시험 등 군사적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기조와 방향을 결정한 것처럼 북한도 이에 대미 정책에 대한 최종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며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변화 여부를 가장 주목해 왔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100일 경과를 지켜보면서 오히려 대북 적대시 정책이 더 강화되고 있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제시하고 외교를 언급했지만 북한 입장에서 이는 인권비난과 같은 적대시 정책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북한은 인권공세를 정치적 도발로 간주했기 때문에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 따라 강경 대응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北 대미 협상력 높이려 존재감 강화

북한이 이달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존재감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이번 담화는 "최고존엄과 체제 인정이라는 최저기준선과 기본전제를 준수하지 않으면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발전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상기했다"며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 전까지 이미 언급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폐지, 금강산 국제관광기구국 해체,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실제 행동에 옮기며 자신들의 단호한 입장을 대남압박을 통해 행동으로 옮기고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제를 최우선순위로 올리기 위해 노력할 공산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한미가 대북현안을 최우선으로 다루도록 긴장을 고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설명이다.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은 "권 국장 담화는 발언 수위가 다소 거칠기는 했지만, 협상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기선 제압용 강경 대응 의미가 크다"며 "초기부터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경우 협상 중기와 말기에 불리한 처지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초기에는 자신의 요구 사항을 최대로 제시하면서 상대방과 기싸움을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북한이 각 담화 주체 수준을 조절하며 대미·대남 문제를 매우 미세하고 집중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인권 문제 등 체제 안전과 직결될 수 있는 사안에는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구체적인 대북정책 내용이 나오진 않았기 때문에 북한이 당분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수도 있다면서 "새로운 미국의 대북 정책과 한미정상회담 결과가 한반도 정세 변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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