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정보국 베리어 국장 "북한 올해 핵·미사일 시험 가능성"
전문가 "北은 핵 보유국, 시험 안해…대미용 시험은 SLBM 뿐"
미군 정보수장의 북한 오판, 대북인식·남북관계에 악영향

미국 국방정보국(DIA) 스콧 베리어 국장 ⒸDIA
미국 국방정보국(DIA) 스콧 베리어 국장 ⒸDIA

“북한이 올해도 핵과 미사일, 군사 현대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스콧 베리어 국장은 29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자료 등에서 이같이 밝혔다.

베리어 국장은 “김정은 정권이 처음에는 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정책 접근을 가늠하며 도발하거나 외교적 관여 가능성을 훼손하는 일을 피할 것”이라면서도 추후 한국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다양한 도발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으며,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을 명분 삼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 국방정보국(DIA)은 국방부 산하에 있는 미군의 군사정보기관으로 대통령 직속인 중앙정보국(CIA와)과 함께 상당히 중요한 기관이다.

DIA의 수장의 견해는 미군은 물론,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 베리어 국장이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밝힌 북한에 대한 견해에 적지 않은 오류가 있고, 이를 보도한 언론들로 인해 대북 인식과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베리어 국장은 북한이 취임 100일이 지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과정을 지켜보는 동안 도발을 자제하겠지만 추후 한국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다양한 도발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의 압박이나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도발의 구실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검토할 수 있는 도발 사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지상공격순항미사일(LAC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각종 탄도미사일, 다연장 로켓 발사, 사이버 공격, 추가 핵 장치 폭파 시험 등을 거론했다.

베리어 국장이 밝힌 북한의 도발 가능성 가운데 가장 우선시한 핵 시험은 전혀 그릇된 판단이고, 미사일 시험은 일부는 가능성이 있지만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

특히 북한이 핵 시험을 할 것이라는 견해는 오판이다.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3일 6차 핵실험 이후 모든 핵실험을 중단한 상태다. 

당시 6차 핵실험은 수소폭탄 실험으로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조차 유엔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했기 때문에 더 이상 추가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 

미국 역시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지만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북한을 인정하면 같은 입장인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하고, 한국, 이란, 일본, 대만 등이 핵무장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일관되게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베리어 국장이 밝힌 미사일 시험과 관련해서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은 보류하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만 전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원의 신중우 연구위원은 “북한은 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신뢰할 수 없다”며 “한국과 미국은 아직 진행중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ICBM은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데 북한이 아직 그런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 우려하는 것은 SLBM”이라며 “SLBM 발사에 성공하고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면 미국 본토가 위험해질 수 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정통한 대북소식통도 “북의 ICBM은 연료문제와 대기권을 통과한 후 하강 때 고열을 견디지 못하는 기체 결함으로 인해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ICBM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북은 SLBM 성공에 전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쩌면 북의 마지막 미사일 시험은 SLBM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핵을 보유했기 때문에 다른 무기 실험을 확장할 필요성이 줄었고, 경제사정도 있기 때문에 한두분야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국내외 대북 전문가들에 따르면 베리어 국장이 “북한 올해 핵·미사일을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은 오판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베리어 국장이 실제 북한의 사정을 몰랐거나 의도적으로 미국의 전략상 그러한 주장을 했을 수도 있다. 더욱이 그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언급한 시점은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정책을 공개하기 하루 전이다.

어느 경우이든 북한이 올해 핵·미사일 시험을 할 수 있다는 미군 정보수장의 주장은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특히 남북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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