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 정진석 추기경 선종…"모든 이가 행복하길"
상태바
[이슈&피플] 정진석 추기경 선종…"모든 이가 행복하길"
  • 오동윤 기자
  • 승인 2021.04.27 2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70년 최연소 주교· 국내 두번째 추기경 …청주·서울대교구장 42년 활동
'교회법전' 번역·해설서 역작 평가…"행복하게 사는 것, 하나님이 바란다"
정진석 추기경.(천주교 서울대교구 홈페이지 캡처)
정진석 추기경.(천주교 서울대교구 홈페이지 캡처)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선종(善終)했다. 향년 90세. 정 추기경은 지난 2월 21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한 이후 병세가 악화돼 이날 10시 15분 선종했다고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27일 밝혔다.

정 추기경은 노환에 따른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으나 자신이 고령이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또 오래전부터 노환으로 맞게 되는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며 2018년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한 바 있다. 정 추기경은 2006년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하는 장기기증에도 서명했다.

정 추기경은 1931년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고인은 서울대 화공과에 입학한 1950년 6·25전쟁을 겪으면서 사제의 길로 방향을 바꿨다. 1954년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했고, 1961년 3월 사제품을 받았다. 

서울대교구 중림동 본당 보좌신부를 시작으로 서울 성신고 교사(1961∼67),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총무(1964∼65), 성신고 부교장(1967∼68)을 지냈다.

1968년에는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랐고, 1970년 교황청 우르바노 대학원에서 교회법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 추기경은 만 39세 때인 1970년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 최연소 주교로 서품됐다.

고인은 재단법인 청주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 이사장·학교법인 청주가톨릭 학원 이사장(1970∼1998),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장(1978∼1984)·교회법위원회 위원장(1983∼2007)·총무(1987∼1993)를 지냈다. 1996년부터 3년간 주교회의 의장으로도 활동했다.

고인은 199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되며 대주교로 승품했다.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게 된 그는 2012년 서울대교구장에서 사임하기까지 14년간 교구를 대표했다.

고인은 2006년 2월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한국에서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 추기경이었다.

정 추기경은 자타공인 '교회법 전문가'로 꼽힌다. 가톨릭교회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인 1983년 새 교회법전을 펴냈는데, 당시 청주교구장이던 정 추기경이 교회법전 번역위원장을 맡아 동료 사제들과 한국어판 번역 작업에 나섰다.

1987년 번역 작업을 마무리했고, 1989년 라틴어-한국어 대역본이 교황청 승인을 받아 처음 출간됐다. 이후 정 추기경은 교회법전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해설서 첫 권을 펴낸 데 이어 2002년까지 총 15권의 교회법 해설서 편찬작업을 마무리했다.

정 추기경은 병중에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과 모든 이의 행복을 바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 바로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라며 “모든 이가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힘들고 어려울 때 더욱 더 하느님께 다가가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대교구는 정 추기경 선종 이후 본격적인 장례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대교구장으로 치러지는 정 추기경 장례는 주교좌성당인 명동대성당에서 5일장으로 거행될 예정이다.

<고(故) 정진석(니콜라오) 추기경 약력>

사제 수품 1961년 3월 18일
주교 수품 1970년 10월 3일
대주교임명 1998년 4월 3일
추기경서임 2006년 3월 24일

1931년 12월 7일 출생
1950년 6월 1일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입학
1961년 3월 18일 사제수품
1961년 3월 서울대교구 약현본당(현 중림동약현본당) 보좌신부
1961년 ~ 1968년 성신고등학교 교사·부교장
1962년 ~ 1964년 서울대교구 법원 서기
1964년 ~ 1965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총무 겸 제7대 ‘경향잡지’ 주필
1965년 ~ 1967년 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 겸 상서국장
1968년 ~ 1970년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립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교회법 공부, 석사 학위
1970년 6월 25일 제2대 청주교구장 임명
1970년 10월 3일 주교 수품 및 청주교구장 착좌
1970년 ~ 1998년 청주교구 교구장
1983년 ~ 2007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법위원회 위원장
1987년 ~ 1993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총무
1993년 ~ 1996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부의장
1996년 ~ 1999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1998년 4월 3일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임명, 대주교 승품
1998년 6년 29일 서울대교구장 착좌
2004년 ~ 2012년 한국외방선교회 총재
2006년 3월 24일 추기경 서임
2007년 ~ 2012년 교황청 성좌조직재무심의 추기경위원회 위원
2012년 5월 10일 은퇴

오동윤 기자 ohdy@korearepor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