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곳 없는 韓 백신외교…'백신협력체' 없이 어디서 구하나
상태바
기댈 곳 없는 韓 백신외교…'백신협력체' 없이 어디서 구하나
  • 뉴스1
  • 승인 2021.04.23 2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쿼드 플러스' 참여 '7개국 차관회의' 적극 활용 필요성 제기
전문가 "백신 지원 공론화 아닌, 물밑 조율에 초점 맞춰야"
20일 오후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에 마련된 중구예방접종센터에서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접종실을 향하고 있다.
20일 오후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에 마련된 중구예방접종센터에서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접종실을 향하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조기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오는 11월 집단면역 목표 달성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한미 백신 스와프 가능성에 주목하지만 미국의 반응은 '어렵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는 국제 백신 공동구매 협의체인 코백스(COVAX) 외에 백신 협력을 도모할 협의체가 사실상 전무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대중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 참여)를 기점으로 백신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쿼드 가입에는 소극적이다. 미중패권 경쟁 속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다.

일각에서는 쿼드의 직접 가입이 부담스럽다면, 쿼드 가입국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협의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특히 외교부는 이달 초 쿼드 국가들과 코로나19 방역이나 기후변화 등 사안에 따라서는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리가 백신외교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은 있었다. 우리가 적극 참여했던 '코로나19 7개국 외교차관 회의'를 들 수 있다. 이 회의체에는 공교롭게도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 등 쿼드 가입국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언급됐던 '쿼드 플러스'(쿼드 4개국 외 한국, 뉴질랜드, 베트남) 3개국이 참여한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코로나19 대응 외교가 백신 외교로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7개국 외교차관 회의'는 유명무실화되고 대신 쿼드 국가 중심으로 '백신외교'가 집중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에 우리 외교가 이같은 패러다임 전환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백신 지원과 관련해 일종의 우선순위를 설정한 상태다. 이미 지난달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0만회분, 150만회분 규모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지원 계획을 밝힘에 따라 최우선 지원 대상은 인접국임을 명확히 했다. 이어 지난 20일(현지시간)에는 '쿼드 백신 전문가 그룹' 회의를 개최한 사실을 공개하며 내년 말까지 최소 10억회분이 유통되도록 지원하기 위한 논의를 했음을 알렸다.

이같은 논의가 '코로나19 대응 7개국 외교차관 회의'에 참가했던 쿼드플러스 국가들로 확대될 수 있도록 우리가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음 순위로는 개발도상국과 동맹국을 고려할 것으로 보이는데 국제적으로 '방역 우수국가'로 평가되고 있는 한국은 지원 대상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쿼드 국가들에게 시급한 백신 지원을 요구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과의 동맹관계인 국가는 50개국이 넘는다"며 "이들 국가한테 다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특히 한국은 방역을 잘하고 있는 국가로 평가되고 있어 더욱 상황이 어려운 동맹국을 우선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공평한 백신 보급'을 명분으로 물밑 외교전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는 평가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신 스와프를 두고 미국과 협의 중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물론 의원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이지만 '설익은 백신 스와프'를 성급히 공개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 장관은 지난 21일 관훈토론회에서는 "(미국 측이) 국내 사정이 아직 매우 어렵다"면서도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차원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반도체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협력분야를 사실상 '반대급부'로 언급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접근법은 미국의 부담만을 가중시킬 뿐,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 국무부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신을 (다른 국가에) 줄 만큼 충분히 보유하지 못했다", "(한미 백신 스와프 관련) 비공개 외교적 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 부담의 방증이라는 평가다.

박 교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방미 기간 중 앨버트 불라 화이자 제약사 최고경영자와 통화해 백신을 확보한 것은 미국 정부에서 사전에 '정치 작업'을 밟았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개입했다고 하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미일은 공론화 되신 스가 총리가 통화하는 형식으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