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권주자인 이유 '野 유력후보 없어서'…지지율·입당도 불투명
"'출마 의지' 유승민·원희룡, 조속히 공개활동 확대해야"

차기 대선이 11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국민의힘 대권 주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야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굳건한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존재감 높은 주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5일 야권에 따르면 신당 창당 논의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는 한층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야권에서 윤 전 총장만이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현실이 장기적으로 국민의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9~10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이 대권 후보로 꼽히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야권에 유력 후보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35.0%로 가장 많았다. 같은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대선에서 완주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46.5%로, '완주할 것' 39.3%보다 조금 높았다.

이대로라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빠지는 순간 여야 구도에서 무게추가 일방적으로 여당으로 다시 기울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윤 전 총장이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두각을 보이기 전 야권 주자들의 지지율은 극히 미미했다. 

상대적으로 오랜 정치 경험을 가진 여권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유일한 야권 대항마가 아직 정계 데뷔를 하지 않은 윤 전 총장이라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 전문회사의 지난 12~14일 조사에 따르면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재명 지사를 꼽은 응답은 26%, 윤석열 전 총장은 23%였다.(이상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정치무대에 발을 들이지 않은 인물이다. 바꿔말하면 검증이 안된 인물이라는 것"이라며 "'윤석열 열풍'의 이유가 국민의힘의 인물난이라면 국민의힘은 이것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한 뒤 지지율이 공고하게 유지된다고 해도 국민의힘에 호재로 작용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윤 전 총장의 몸값과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반드시 비례하진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참여할 신당 창당도 주요 변수다. 금 전 의원은 여야 전당대회가 끝난 뒤 창당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이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도 만날 계획이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과 필요하면 만날 수 있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단 우리는 새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전열을 정비하고 당내 대권 주자들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에 몰두해야 한다"면서 "윤 전 총장을 영입하는 문제는 맨 마지막의 일이다. 요원한 일의 가능성을 점치는 것만큼 무의미한 일도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대권 도전을 선언한 당내 주요 인물은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다. 이들은 재·보선과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중앙 정치무대에서의 공개활동 빈도를 높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든든한 정치 선배로서 어서 두 분이 공격적으로 그야말로 '광폭 행보'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두 분 다 오랜 시간 중앙 무대에서 비켜서 있었기 때문에 일단 국민들에게 많이 노출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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